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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뒤집기] 한국 스포츠 종목별 발전사 - 육상 (10)

---[스포츠 種目別 發展史]

by econo0706 2022. 11. 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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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7.

 

올림픽 출전사에 유일한 노메달 대회로 남아 있는 1960년 로마 올림픽은 한국 육상의 주 종목인 마라톤이 암흑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탄이 됐다.

 

9개 종목 56명으로 구성된 한국 선수단은 1960년 8월 25일부터 9월 11일까지 열린 제 17회 로마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단 1개의 메달도 건지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은 레슬링 라이트급의 봉창원, 역도 페더급의 김해남이 거둔 4위였다.

 

변함없이 기대했던 마라톤은 출전한 3명의 선수 가운데 이창훈의 20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이창훈이 세운 2시간25분2초2는 기상 조건과 도로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4년 전인 1956년 멜버른 올림픽 같으면 2위가 될 수 있는 기록이었다. 그러나 로마 올림픽에서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는 2시간15분16초2의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했으며 동메달리스트인 뉴질랜드의 아서 맥기도 2시간17분18초2로 이창훈보다 8분이나 빨랐다. 시대가 달라진 것이다. 마라톤의 스피드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져 버렸다. 한국 마라톤의 제2 황금기는 막을 내리고 만다.

 

2년 전 도쿄 아시아경기대회 남자 멀리뛰기 금메달리스트 서영주는 49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34위에 그쳤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마라톤 등 한국 육상은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한국은 16개 종목에 출전했으나 메달을 딴 복싱과 레슬링, 유도 3개 종목 외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개인 종목으로는 가장 많은 16명의 선수가 출전한 육상은 예선이 없는 마라톤을 뺀 모든 출전 종목에서 한 명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마라톤에 출전한 3명의 선수 가운데 이상훈이 2시간22분2초8의 기록으로 11위를 차지한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우승자인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에게 10여 분 뒤지는 기록이었다. 아베베는 당시 세계 최고 기록인 2시간12분11초로 올림픽 마라톤 사상 첫 2연속 우승했다. 일본은 츠부라야 고기치(2시간16분22초8)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4년 뒤인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은메달리스트가 되는 기미하라 겐지는 2시간19분49초로 8위로 골인했다. 이때까지만 한국과 일본의 기록 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 이상훈과 기미하라는 시간으로는 약 3분, 거리로는 1km 정도 차이였다. 이 차이를 넘어서면 레이스에서 따라잡기 힘든 것으로 마라톤 전문가들을 보고 있다.

 

▲ 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러나 스포츠 올드 팬들의 머릿속에 여전히 남아 있을 서울운동장(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1966년 제47회 전국체육대회 개막식. 이 대회 마라톤 우승 기록이 2시간24분대여서 대회 관계자들이 크게 실망했다. / ⓒ대한체육회

 

1966년 서울에서 열린 제 47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한국 마라톤에 더욱 암울한 신호가 켜졌다. 제 6회 방콕 아시아경기대회 파견 국가 대표 선수 선발전을 겸한 마라톤에서 우승 기록이 2시간24분18초여서 마라톤 관계자들은 물론 대회 관계자들이 크게 실망했다. 이 무렵 마라톤 세계 최고 기록은 2시간 10분벽 돌파를 앞두고 있었고 1967년 12월 호주의 데렉 클레이톤은 2시간9분37초로 처음으로 10분 벽을 넘어섰다.

 

1966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육상은 여전히 부진했다. 출전 14개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40명의 선수가 출전했으나 필드와 트랙 전 종목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3개를 따는 데 그쳤다. 마라톤에서는 이상훈이 동메달을 땄지만 2시간40분56초로 기록은 좋지 않았다. 방콕의 무더운 날씨 탓이기도 했다. 우승자인 기미하라 겐지도 2시간33분23초로 레이스를 마쳤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는 마라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투척 종목에서는 ‘아시아의 마녀’ 탄생을 예고하는 성적이 나왔다. <11편에 계속>

 

신명철 편집국장 smc@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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