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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우] 별들의 잔치, 커밍쑨

--윤봉우 배구

by econo0706 2023. 1. 2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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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1. 23

 

MZ세대 대결...최후 승자는?

▲ 한국배구연맹 제공

 

별들의 잔치로 불리는 V리그 올스타전이 이제 5일 앞으로 다가왔다. 배구 인기 선수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올스타전이 자칫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기 위해 올해는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몇 가지 변화를 줬다고 한다. 오는 29일에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릴 올스타전에서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 한국배구 연맹 사진 제공

 

KOVO는 먼저 경기 방식에 변화를 줬다. 과거 올스타전은 전체 선수를 대상으로 팬 투표와 전문위원의 추천으로 각각 남녀부 선수를 뽑았었다면,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남자부는 1996년생을, 여자부는 1997년생을 기준으로 M 세대와 Z세대로 나눠 세대 간 경쟁을 통해 보는 재미를 한층 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처럼 KOVO가 팀 선발 기준을 바꾼 이유는 올스타전엔 해마다 같은 선수가 출전한다는 한계를 넘어보겠다는 것이다. 미래 한국 배구의 자산이 될 신인 혹은 유망주 가운데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자는 취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추억의 올스타전

 

한국 배구계 올스타전의 시작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업배구에서 프로배구로 전환되는 과도기 속에 올스타전이 열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첫 올스타전엔 은퇴한 많은 선배들(감독, 배구 관계자)이 함께 참여하는 ‘OB 전’을 함으로써 올드팬의 향수를 자극했다. 그 후 다양한 이벤트가 더 해지며 재미를 한층 더해 갔다.

 

 

▲ 한국배구연맹 사진 제공

 

선수 시절 나에게 가장 기억이 남는 올스타전을 꼽으라면 단연 2011-2012시즌이라 말하고 싶다. 그해 올스타전에서는 선수들의 댄스 세리머니는 기본이었고, 달라스 수니아스(현대캐피탈)의 남다른 팬 서비스가 경기장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 현대캐피탈 사 진제공

 

수니아스는 코트 청소를 하고, 코트 주변을 크게 돌며 관중의 호응을 얻었는데 결정적인 건 서브 타임이었다. 수니아스는 잠깐 호흡곤란을 일으킨 것처럼 아픈 연기를 하더니 관중에게 서브 대신 넣어 달라고 하며 너스레를 떨며, 아예 유니폼을 벗어 관중에게 입혀 서브를 넣게 했는데 그 서브가 네트 위를 넘어가면서 다들 화들짝 놀랐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수니아스는 해당 팬의 자리에 앉아 팬의 여자친구와 마치 연인처럼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며 경기를 지켜봐 경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해 올스타전은 재미있는 명장면을 많이 연출했고, 마지막에는 점수 차가 동점으로 나오자 동전 던지기로 승부를 가렸다.

 

 
 

▲ 한국배구연맹 사진  제공

 

2016-2017 시즌부터는 선수의 별명을 유니폼에 적어 기존 리그 경기에서는 볼 수 없던 신선함도 줬다.

 

부럽냐 서재덕!, 안 부럽다 전광인, 잘생기면 오빠, 희글이 등등 말이다.

이후 여러 재미있는 요소가 있었지만 이벤트성의 경기가 주를 이루다 보니 댄스 세리머니 등 매번 비슷한 이벤트가 식상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사실 매 점수마다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춰야 한다는 것은 올스타전 참가 선수들에게도 적잖은 부담이었다. 배구 외적인 요소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나오는 퍼포먼스는 뭔가 억지로 짜낸 듯한 느낌마저 들 때가 있었다.

 

 
 

▲ 한국배구연맹 사진 제공

 

별들의 전쟁

▲ 2023년 올스타전 선수 명단

 

김연경(흥국생명)이 V-리그로 복귀한 후 당당히 팬 투표 1위에 오르며 올스타전의 흥행을 예고했고, 문성민(현대캐피탈) 선수 또한 해마다 올스타에 빠지지 않고 출전할 만큼 여전히 식지 않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사진 제공

 

이번 올스타전은 M 스타 와 Z 스타의 진검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세대 간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이다. 과거 올스타전에서 보여줬던 이벤트성 경기가 아닌 실제 경기처럼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명단을 다시 한번 보면 같은 팀 선수들이 올스타전에서는 상대팀 선수, 아군이 아닌 적군이 되어 팀이 나눠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선수 구성이 또 다른 재미를 줄 것 같다. 관록이 묻어나는 베테랑 M 스타가 이길지, 아니면 겁 없이 몰아칠 Z 스타가 이길 것인지 나 역시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남녀부에서 기대되는 선수를 뽑자면 임동혁 선수(대한항공) 와 강소휘 선수(GS칼텍스)를 꼽겠다. 두 선수가 올스타전에서도 소속팀에서 하듯 경기한다면, 공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한국배구연맹 사진 제공

 

일부 배구팬들은 내가 Z 스타에서만 기대되는 선수를 뽑았다고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임동혁(1999년생), 강소휘(1997년생) 같은 어린 선수들이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줘야 V리그가 지금보다 더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달라진 점이 하나를 더 찾자면, 바로 경기 전날 행사가 열린다는 점이다.

 

보통 올스타전 전날에는 가벼운 프로그램 공지와 기부활동 같은 이벤트성 행사를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올스타전의 좋은 경기를 위해 실제 경기처럼 남녀부 각각 1시간가량의 코트 적응 훈련과 함께 서브 콘테스트 예선전을 행사 전날(28일)에 실시한다. 이 모든 것을 팬들이 직접 찾아가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색적인데, 축구대표팀의 오픈 트레이닝과 비슷하다.

 

이번 주말, 혹시 야외나 여행 계획이 없다면 인천에서 또는 안방에서 배구 올스타전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재미에 진심을 더한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에서 펼쳐질 세대 간 자존심 대결에서 내가 응원한 팀이 마지막에 최후 승자가 된다면, 추운 겨울 뜨거운 응원으로 잠시 추위를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윤봉우 ./ 전 프로배구 선수

 

네이버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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