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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우 그리고 이해솔

---Sports Now

by econo0706 2023. 3. 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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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3. 07.

 

‘연세대 가자미?’ 키 플레이어로 꼽힌 이유는?

 

“유능한 선수들이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걸 다 할 수 있도록 수비와 궂은일을 뒤에서 다 책임져주고 싶다.”

올해 연세대 2학년이 되는 안성우(184cm, G)는 지난해 대학농구리그에서 12경기 평균 6분 45초 출전해 2.3점 0.6리바운드 1.1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22.2%(4/18) 야투 성공률 33.3%(10/30)를 기록했다. 출전시간이 적은 탓도 있지만,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 사진_ 점프볼 DB

 

출전시간이 좀 더 늘어났던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는 3경기 평균 11분 40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4.3점 1.0리바운드 3점슛 성공률 100%(2/2) 야투 성공률 66.7%(4/6)로 대학농구리그보다 좀 더 나은 기록을 남겼다.

이런 안성우가 올해 연세대의 키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윤호진 연세대 감독은 키 플레이어를 꼽아달라고 하자 단번에 안성우를 지목한 뒤 “잘하는 선수가 모여서 경기를 뛰기 때문에 흐름을 바꿀 선수가 필요한데 안성우가 나왔다. (안성우가) 뭘 해야 경기를 뛰는지 인지를 했다. 궂은일에서 잘 활용할 수 있을 거다”며 “나머지 선수들은 마찬가지다.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해주면 고려대와 경기도, 다른 팀과 경기도 쉽게 풀린다. 안성우가 또 (그런 역할을 하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고 했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변덕규는 ‘화려한 기술을 가진 신현철은 도미. 네게 화려하다는 말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냐, 채치수! 넌 가자미다. 진흙투성이가 돼라’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연세대는 신입생 5명(이채영, 이주영, 이해솔, 홍상민, 강지훈)만으로도 웬만한 대학을 제압 가능할 정도로 전력을 탄탄하게 보강했다. 이들이 모두 화려함만 좇으면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언정 우승을 할 수 없다.

/ 사진_ 점프볼 DB

 

화려한 선수들 사이에서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할 선수로 꼽히는 안성우는 “미국 전지훈련을 잘 마치고 큰 부상 없이 다들 와서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경기를 많이 해서 조직력도 많이 끌어올리고, 수준 높은 상대와 연습경기를 해서 많이 배웠다”며 “특히, 신입생들이 미국 가기 전에는 헤매기도 했는데 다녀온 뒤에는 완전히 감을 잡았다. 나도 많이 배웠다. 팀 움직임을 숙지하고, 역할 분배도 깔끔하게 떨어졌다”고 지난 겨울을 돌아봤다.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해줘야 하느냐고 묻자 안성우는 “많이 아쉬웠다. 팀 움직임을 맞추지 못하고, 어린 마음에 급했다. 1년 배워서 이제는 여유가 생겼다”고 지난 시즌부터 돌아본 뒤 “선발로 나가지 않는다. 식스맨으로 나가서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윤호진 감독이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고 하자 안성우는 “주전들은 잘 해줘서 식스맨이 중요하니까 들어가서 잘 해야 한다”며 “식스맨으로 들어가니까 잔실수가 없어야 하고, 수비와 (주전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는 게 내 역할이다”고 했다.

이어 “공격에서는 유능한 선수들이 되게 많다. 그런 선수들, 형들이나 동기들, 후배들이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걸 다 할 수 있도록 수비와 궂은일을 뒤에서 다 책임져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 사진_ 점프볼 DB

 

안성우는 “우리는 항상 하던 플레이를 하면서 준비한 걸 한다면 자연스럽게 결과가 따라올 거다. 목표 하나를 보고 꾸준하게 노력하겠다”며 “목표는 모든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고, 전부 이기는 거다”고 다짐했다.

전승 우승을 의미하는 전부 이기겠다고 하는 말에서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안성우는 “딱히 목표가 있는 게 아니라 모든 경기에서 우리 것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승리가 따라오고, 승리가 따라와서 점점 쌓이게 되면 우승도 하게 될 거다”고 부연 설명했다.

 

미국 전지훈련 못 갔지만, “내 역할, 윤원상처럼”

 

“LG 윤원상 선수처럼 에너지 높은 플레이를 하고 싶고, 그게 1학년 때 내 역할이다.”

연세대는 코로나19로 가지 못하던 미국 전지훈련을 오랜만에 다녀왔다. 4학년인 유기상도 처음 가는 해외 전지훈련이었다. 하지만, 선수 전원이 미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신입생 이해솔(191cm, F)은 혼자 한국에 남아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 사진_ 점프볼 DB


이해솔은 “비자 때문에 미국을 못 갔다. 혼자서 개인 운동을 하면서 스킬 트레이닝도 다니며 열심히 훈련했다. 팀과 다시 합류해서 열심히 따라간다”며 “비자 인터뷰 날짜가 (선수마다) 따로 잡힌다. 어느 영사관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데 혼자만 (비자 발급이) 안 된다고 했다”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렸다.

윤호진 연세대 감독의 말에 따르면 이해솔이 3번이나 미국 대사관을 찾았음에도 비자 발급을 받지 못했다. 이유는 우승을 차지한 2022 FIBA U-18 아시아 남자선수권대회 장소인 이란을 방문 때문이었다. 같은 대회에 출전했던 이주영, 이채영 등은 비자를 받았는데 이해솔은 예외였다.

이해솔은 “처음에 한 번 안 되고, 그 이후에도 또 인터뷰를 했는데 (비자 발급이) 완벽하게 안 된다고 했다”며 “형들에게 연락을 먼저 했는데 형들이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위로를 많이 받은 뒤 내 할 것을 하면서 운동했다”고 덤덤하게 혼자 보낸 시간을 되새겼다.

홀로 남은 이해솔은 어떻게 시간을 보냈을까?

“체육관에 나가서 오전에 슈팅 기계를 이용해서 400~500개씩 슛을 던지고, 오후에는 감독님께서 스킬 트레이닝을 보내주셔서 피지컬 트레이닝까지 함께 하고, 야간에도 슈팅과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매일매일 했다.”

윤호진 감독은 혼자 남은 이해솔이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도 숙제도 남겼다.

이해솔은 “감독님께서 슛폼을 지적한 게 있어서 그걸 생각하며 (매일) 슛 1000개씩 쏘라고 하셨다. 그걸 최대한 맞추려고 했다. 슛을 800개 넘게는 쏜 거 같다”며 웃은 뒤 “생각도 되게 많이 했다. 혼자 (훈련)하면 편한 것도 있는데 의욕이 안 생길 때도 많았다. 정말 나 자신과 싸움이었다. 그런 게 힘들었지만, 내가 할 수 밖에 없었기에 훈련했다”고 혼자 소화한 훈련 내용을 들려줬다.

무엇보다 동료들과 더 돈독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했다.

이해솔은 “미국 갔을 때 (동료들이) SNS에 올린 걸 보니까 나도 같이 갔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미국을 다녀온 뒤) 동기들도 잘 해주고, 형들도 잘 해줘서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강지훈은 “감독님과 동기들이 돈을 모아 이해솔에게 줄 선물(옷과 모자)도 사왔다”고 했다.

/ 사진_ 점프볼 DB


이해솔은 연세대를 입학한 이유를 묻자 “연세대의 짜여진 움직임 속에서 경쟁을 일찍 겪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동기와 선배뿐 아니라 후배들까지 고려하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

이해솔은 “그런 부분도 생각을 많이 했다. 큰 목표인 프로에서도 경쟁의 연속이다. 여기서 한 번 겪으면 프로에서 살아남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프로까지 멀리 내다본 결정이었다고 했다.

연세대에서 어떤 역할을 해줘야 하는지 묻자 이해솔은 “1학년 때 내 역할은 감독님께서도 중요하게 여기시는데 수비에서 파이팅 있는 플레이이고, 그 다음이 슛 기회일 때 자신있게 올라가야 한다”며 “LG 윤원상 선수처럼 에너지 높은 플레이를 하고 싶고, 그게 1학년 때 내 역할이다”고 답했다.

이어 “한 달 동안 슛을 자신있게 잡았다. 그렇지만 로테이션 수비와 트랜지션 움직임이 미숙하다”며 “수비가 아직 조금씩 구멍이라 보완을 하려고 한다. 중고등학교 때 하던 농구와 달라서 지금 맞춰간다”고 덧붙였다.

이해솔은 연습경기 중 슛을 안 던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 팀 내에서 유기상이라는 보고 배울 좋은 선배가 있다.

이해솔은 “(감독님께서 슛을) 안 던진다고 지적하셔서 더 쏘려고 한다”며 “감독님도 유기상 형을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하라고 하신다. 기상이 형이 내 플레이나 슛을 보며 어떻게 했으면 좋겠고, 1학년 때 이렇게 했었다는 좋은 이야기를 해준다”고 했다.

/ 사진_ 점프볼 DB

 

이제 대학무대 데뷔를 앞둔 이해솔은 “연세대에 좋은 선수들이 들어왔는데 4년 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켰으면 좋겠고, 나도 그렇게 되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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