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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박세웅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Sports Now

by econo0706 2023. 3. 1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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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3. 13.

 

향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실제로 스프링캠프 때부터 복수 스카우트의 관심을 받았던 선수들이 주춤한 사이 박세웅이라는 뉴 페이스가 미국 현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의 쇼케이스가 될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이미 나에 대한 평가는 끝났다고 들었다. WBC는 오히려 고우석, 김혜성, 강백호 등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은 선수들에게 더 중요한 대회가 될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12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3차전 체코와의 경기를 가졌다.2회초 한국 박세웅이 투구를 준비하며 미소짓고 있다. /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실제로 투손 캠프에서 이정후의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려볼만한 선수로 그가 언급한 3명이 자연스럽게 후보로 떠올랐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로 도약한 고우석의 경우 본인이 직접 빅리그 진출 의사를 드러냈고, 김혜성, 강백호는 미국의 저명한 야구 잡지 베이스볼아메리카가 선정한 유망주 랭킹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몇몇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실제로 이들에게 관심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이들은 2023 WBC에서 제대로 된 쇼케이스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고우석은 본선에 앞서 열린 오릭스와의 평가전에서 어깨 근육통이 발생해 호주, 일본, 체코전에 모두 결장했고, 강백호는 호주전에서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다가 아웃되는 초유의 본헤드플레이를 범하며 전 세계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김혜성은 ‘빅리그 듀오’ 김하성-토미 에드먼에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상황.. 

그러는 사이 박세웅이 체코전에서 안정된 제구력을 뽐내며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박세웅은 지난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체코와의 조별예선 3차전에 선발 등판해 4회까지 퍼펙트를 포함 4⅔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한국의 첫 승을 견인했다. 

▲ 8회초 무사에서 한국 이정후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워하고 있다. 오른쪽은 고우석. /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경기 후 “지난 2경기로 WBC에서의 꿈이 물거품이 된 한국은 놀랍고 파워가 넘치는 체코 타선을 상대로 아웃카운트가 필요했다. 한국은 롯데 자이언츠의 우완투수인 박세웅의 변화구 승부라는 확실한 경기 플랜에 의지했고, 이는 한국의 7-3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한국은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희박한 희망을 살렸다”라고 박세웅을 수훈선수로 꼽았다.

MLB.com은 구체적으로 “박세웅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체코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트렸다. 그는 4⅔이닝 동안 타자 8명을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체코 타선은 5회가 돼서야 마르틴 체르벤카의 2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할 수 있었다”라며 “박세웅의 능수능란한 투구 속에 한국 타선은 일찌감치 6-0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라고 박세웅의 변화구를 주목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박세웅의 8탈삼진 영상을 따로 게재하며 “박세웅이 4⅔이닝 동안 무려 8명의 체코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보내는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라고 관심을 보였다. 8탈삼진은 WBC 역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박세웅은 경북고를 나와 2014 KT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해 2015년 롯데로 이적했다. 2017년 12승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고, 이후 방황을 거듭했지만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10승을 거두며 롯데의 안경 에이스로 도약했다.

국가대표팀은 2017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21년 도쿄올림픽에 이은 3번째 출전이다. 지난 두 대회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그는 이번 WBC에서 마침내 완성도 높은 투구를 선보이며 미국 야구계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다. 

류현진·김광현 계보 잇는 국제용 선수로 우뚝

 

'안경 에이스' 박세웅(롯데)이 이강철호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며 국제용 선수로 우뚝 섰다. 

한국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B조 예선 일본과의 2차전에서 4-13으로 무너졌다. 박세웅은 이날 마운드에서 오른 이강철호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제 몫을 했다. 

9점 차 뒤진 7회 콜드게임 패배 위기에 놓인 한국은 2사 만루서 박세웅을 마운드에 올렸다. 안타 1개면 콜드 게임 패배로 끝날 상황이었지만 박세웅은 첫 타자 오카모토를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잠재웠다. 

박세웅은 8회 마키(2루 땅볼), 나카노(2루 땅볼), 나카무라(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를 꽁꽁 묶었다. 지난해까지 박세웅과 함께 뛰었던 이대호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박세웅이 올라와서 너무 쉽게 던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12일 체코전 선발 투수로 나선 박세웅은 안구정화투를 선보였다. 호주에 이어 일본에 덜미를 잡히며 자존심을 제대로 구긴 한국은 이날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 박세웅은 4⅔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1회 보이테흐 멘시크(헛스윙 삼진), 에릭 소가드(중견수 플라이), 마레크 흐룹(헛스윙 삼진)을 꽁꽁 묶은 박세웅은 2회 마르틴 체르벤카, 마테이 멘시크, 마르틴 뮤지크 세 타자 모두 삼진으로 제압했다. 

박세웅은 3회 공 10개로 끝냈다. 선두 타자 윌리엄 에스칼라를 2루 땅볼로 돌려세웠고 페트르 지먀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곧이어 필리프 스몰라를 1루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다. 4회 보이테흐 멘시크와 에릭 소가드를 각각 3루 땅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박세웅. 2사 후 마레크 흐룹을 3루 땅볼로 잠재웠다. 

5회 선두 타자 마르틴 체르벤카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내준 박세웅. 마테이 멘시크를 루킹 삼진을 잡아냈고 마르틴 뮤지크를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 처리했다. 박세웅은 2사 2루 상황에서 곽빈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임무를 마쳤다. 곽빈은 첫 타자 윌리엄 에스칼라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12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3차전 체코와의 경기를 가졌다.5회초 무사 2루에서 한국 박세웅이 체코 마르틴 무지크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심판의 삼진콜을 확인하고 있다. /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경기 후 "지난 2경기로 WBC에서의 꿈이 물거품이 된 한국은 놀랍고 파워가 넘치는 체코 타선을 상대로 아웃카운트가 필요했다. 한국은 롯데 자이언츠 우완 박세웅의 변화구 승부라는 확실한 경기 플랜에 의지했고 이는 한국의 7-3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한국은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희박한 희망을 살렸다"고 전했다. 

또 "박세웅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체코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그는 4⅔이닝 동안 타자 8명을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체코 타선은 5회가 돼서야 마르틴 체르벤카의 2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할 수 있었다"면서 "박세웅의 능수능란한 투구 속에 한국 타선은 일찌감치 6-0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세웅은 WBC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이후 야구보다 축구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더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제가 2006년 WBC 대회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국제 대회를 보고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던 것처럼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저 또한 꿈꾸던 무대에 서게 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강철호의 8강 진출 여부를 떠나 박세웅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용 선수'의 이미지를 굳혔고 야구 꿈나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국제용 선수' 박세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했다.

 

이후광 기자 backlight@osen.co.kr

+ 손찬익 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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