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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스발 리베로] '4연승' 레버쿠젠, 챔스 본능 살아있다

--김현민 축구

by econo0706 2023. 3. 3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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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4. 12

 

바이엘 레버쿠젠이 쾰른과의 분데스리가 29라운드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4연승과 함께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인 4위 진입에 성공했다.

 

현재 분데스리가는 잔류 전쟁과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 중에 있다. 그 이유는 바이에른 뮌헨(승점 75점)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두 팀이 다른 분데스리가 팀들과의 승점 차를 20점 이상으로 벌리면서 일찌감치 2016/17 시즌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직행을 확정지은 가운데 (최하위 하노버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엇비슷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데에 기인하고 있다.

 

실제 2위 도르트문트(승점 68점)와 4위 레버쿠젠(48점)의 승점 차가 20점이다. 그리고 4위 레버쿠젠과 승강 플레이오프권인 16위 베르더 브레멘(28점)의 승점 차가 20점이다. 3위 헤르타 베를린(승점 49점)과 7위 샬케(승점 45점)의 승점 차는 4점 밖에 나지 않고, 10위 함부르크(승점 34점)와 강등권인 17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승점 27점)의 승점 차도 7점이 전부다. 특히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골득실 +14)와 마인츠(골득실 +4), 그리고 샬케(+1)는 똑같이 승점 45점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골득실 차에 의거해 5, 6, 7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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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라운드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놓고 경쟁하는 구단들에게 있어 악몽과도 같은 한 주였다. 먼저 3위 헤르타는 최하위 하노버에게 발목을 잡히며 2-2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28라운드 기준) 4위 묀헨글라드바흐는 승격팀 잉골슈타트 원정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했다. 6위 마인츠는 볼프스부르크 원정에서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고, 7위 샬케는 백업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킨 도르트문트와의 레비어 더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레버쿠젠만은 달랐다. 레버쿠젠은 쾰른과의 라인 더비 원정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4연승 신바람 행진을 달렸다. 이와 함께 레버쿠젠은 5위에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인 4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사실 레버쿠젠은 3월 중순만 하더라도 악몽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이미 전반기에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와 DFB 포칼 8강에서 탈락한 레버쿠젠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22라운드 경기에선 로거 슈미트 감독이 심판 판정에 불응하다 퇴장을 당해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샤를레스 아랑기스는 분데스리가 데뷔도 하지 못한 채 십자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했으며, 시즌 초반 라스 벤더의 장기 부상에 더해 외메르 토프락과 케빈 캄플, 키리아코스 파파도풀로스, 로베르트 힐베르트, 제바스티안 보에니슈 같은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면서 정상적인 수비 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을 구축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심지어 베테랑 공격수 슈테판 키슬링마저 엉덩이 부상을 당했다. 이래저래 악재가 겹친 레버쿠젠이었다. 

 

당연히 레버쿠젠은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유로파 리그 16강전에선 비야레알에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분데스리가에선 도르트문트전 패배를 시작으로 4경기에서 1무 3패의 부진에 빠지며 3위에서 8위로 추락했다. 자연스럽게 슈미트 감독 경질설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레버쿠젠은 다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슈미트 감독이 징계에서 복귀하자 레버쿠젠은 4연승을 달렸다. 율리안 브란트와 조나단 타, 안드레 하말류, 틴 예드바이, 웬델, 블라들렌 유르첸코, 말론 프라이, 그리고 벤야민 헨리히스 같은 어린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나갔다. 

 

특히 레버쿠젠의 4연승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한 인물은 바로 만 19세 신성 브란트였다. 브란트는 최근 3경기 연속 골을 비롯해 6경기 연속 득점 포인트(3골 3도움)를 기록하며 새로운 에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공격에 브란트가 있었다면 수비엔 베른트 레노 골키퍼가 버티고 있었다. 레노는 전반기만 하더라도 다소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후반기 들어 환상적인 선방쇼를 펼치며 골문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레노는 25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에 구자철에게 56분경 해트트릭을 허용한 이후 394분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벨라라비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벨라라비는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지나치게 개인 플레이를 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최근 팀 플레이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특급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실제 그는 최근 3경기 연속 도움(4도움)에 더해 5경기에서 2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만 20세 수비수 조나단 타는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센터백 파트너가 거의 매 경기 바뀌는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든든히 수비의 중심축을 잡아주고 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그는 최근 독일 대표팀에 승선해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렇듯 동료 선수들이 받쳐주자 3월 한 달간 득점이 없었던 간판 공격수 치차리토도 최근 2경기에서 연속 골을 넣으며 다시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벤더와 아랑기스도 부상에서 복귀했다. 말 그대로 잘 되는 집안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지난 주말 쾰른과의 경기에서 더비전답게 양팀은 치열한 혈전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 웬델이 퇴장을 당했다. 게다가 하말류 역시 시즌 5번째 경고를 받으면서 다음 경기 결장이 확정됐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30라운드 상대가 현재 강등권에 위치한 프랑크푸르트라는 점이지만, 자칫 이 경기에서 발목을 잡힌다면 다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에서 밀려날 위험성이 있다.

 

그럼에도 레버쿠젠은 항상 위기의 순간을 이겨내고 끝내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한 구단이다. 2013/14 시즌 레버쿠젠은 29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5위로 밀려났으나 사미 히피아 감독을 경질하고 사샤 레반도프스키가 임시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마지막 5경기에서 4승 1무 무패를 기록해 볼프스부르크를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극적으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역시 레버쿠젠은 22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6위에 그치고 있었으나 마지막 12경기에서 9승 1무 2패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4위로 올라섰다. 괜히 레버쿠젠이 최근 3시즌 연속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더해 5시즌 동안 4차례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 오른 게 아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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