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푸스발 리베로] '차포 뗀' 벤피카, 언더독의 저력 보이다

--김현민 축구

by econo0706 2023. 4. 2. 15:08

본문

2016. 04. 14. 

 

벤피카가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서 1무 1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으나 끝까지 저력을 보여주며 전세계 축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벤피카가 에스타디우 다 루즈 홈에서 열린 바이에른과의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에서 선전하며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비록 1차전 바이에른 원정 0-1 패배로 인해 1무 1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보여주었다.

사실 벤피카는 바이에른과의 2차전을 앞두고 악재가 연달아 발생했다. 포르투갈 리그 득점 1위에 빛나는 주포 조나스(30골)가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출전할 수 없었다. 이에 더해 포르투갈 리그 득점 3위 콘스탄티노스 미트로글루(19골)와 에이스 니콜라스 가이탄(2골 12도움)도 부상으로 결장했다. 차포 떼고 바이에른을 상대한 벤피카이다.

 

/ 사진출처: 벤피카 구단 공식 트위터


당연히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건 우승후보 바이에른이었다. 바이에른은 점유율에서 70대30으로 벤피카를 압도했다. 바이에른은 슈팅 숫자에서도 벤피카에 15대9로 우위를 점했고, 코너킥에서도 6대3으로 2배 더 많았다.

하지만 벤피카는 첫 번째 득점 찬스를 선제골로 연결하며 바이에른을 압박했다. 27분경 엘리세우의 크로스를 라울 히메네스가 바이에른 수비수 3명 사이를 파고 들어가 헤딩 골로 성공시킨 것. 엘리세우의 크로스도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면서 바이에른 수비와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중간 지점으로 정확하게 떨어졌고, 히메네스도 절묘한 타이밍에 그 틈새를 파고 들어갔다.

38분경 아르투로 비달의 동점골이 나오면서 벤피카는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더해 52분경 토마스 뮐러에게 추가 골을 허용하며 벤피카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챔피언스 리그의 경우 원정골 우선 원칙이 적용되기에 벤피카가 준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선 3골이 더 필요해지는 순간이었다.

벤피카 벤치엔 교체 투입할 공격 카드도 마땅치 않았다. 포르투갈 리그 1경기 출전이 전부인 만 18세 공격수 루카 요비치를 교체 출전시켜야 했을 정도였다. 후이 비토리아 벤피카 감독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사실상 역전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벤피카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58분경 피치 대신 곤칼루 구에데스를 교체 투입한 벤피카는 68분경 에두아르도 살비오를 빼고 안데르송 탈리스카를 투입하며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 변화를 감행했다. 이는 주효했다. 74분경 구에데스가 빠른 침투를 통해 하비 마르티네스에게 파울을 얻어냈고, 탈리스카가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후에도 벤피카는 거세게 바이에른을 몰아붙였고, 85분경 다시 한 번 탈리스카가 프리킥 찬스를 얻었으나 이번에 시도한 그의 프리킥은 아쉽게 바이에른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비록 역전에는 실패했으나 에스타디우 다 루즈 홈 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벤피카 선수들의 선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다. 실제 탈리스카의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 팬들은 퇴장을 당해 관중석에 앉아있는 후이 비토리아 감독의 어깨를 두드리며 힘을 복돋아주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미 팬들은 경기 킥 오프를 앞두고 화려한 카드섹션을 펼쳐보였다.

 

/ 사진출처: 벤피카 구단 공식 트위터


이에 대해 비토리아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끝까지 싸웠기에 선수들과 우리의 놀라운 팬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내야 한다. 우리는 약속한대로 경기를 지배할 줄 아는 매우 강한 바이에른을 상대로 눈을 맞대고 싸웠다. 정말 환상적인 경기였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선제골의 주인공 히메네스 역시 "골을 넣어 정말 행복하다. 우리는 2-0을 만들 수도 있었다. 이것이 바로 축구다. 우리는 우리가 해낸 일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무승부를 만들면서 그 어떤 팀과도 경쟁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 외 부상으로 결장한 미트로글루는 SNS 계정을 통해 "벤피카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그저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정말 고생 많았다! 이제 리그 우승에 집중해야 한다"라며 동료 선수들의 선전에 기쁨을 전했다.

벤피카의 선전은 비단 벤피카 선수들과 팬들만이 아닌 제3자들에게도 깊은 감명을 주었다. UEFA.com 전담 기자 앤디 제임스는 "벤피카와 그들의 팬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들은 경기 내내 그라운드 안팎에서 싸웠다. 정말 즐거운 경기였다"라고 소감을 밝혔고, 바이에른 뮌헨의 전설 로타르 마테우스 역시 "준결승에 진출한 바이에른에게 축하를 보낸다. 위대한 싸움을 펼친 벤피카에겐 불운한 결과였다"라고 전했다.

비록 벤피카의 챔피언스 리그 도전은 막을 내렸으나 2012/13 시즌과 2013/14 시즌 유로파 리그 2연속 준우승에 이어 2011/12 시즌에 이어 4시즌 만에 다시 챔피언스 리그 8강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헤나투 산체스(18세)를 비롯해 에두아르두(22세) 골키퍼와 빅토르 린델로프(21세), 탈리스카(22세), 구에데스, 그리고 넬손 세메두(22세) 같은 어린 선수들도 이번 대회를 통해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경험은 향후 벤피카의 발전에 있어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김현민 기자

 

골닷컴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