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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스발 리베로] '아더왕' 비달, 벤피카를 침몰시키다

--김현민 축구

by econo0706 2023. 3. 3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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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4. 14. 

 

바이에른 뮌헨 미드필더 아르투로 비달이 벤피카 원정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넣으며 2-2 무승부를 견인했다. 결국 바이에른은 벤피카를 상대로 1승 1무를 거두며 준결승에 올랐다.

바이에른이 벤피카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홈에서 1-0 승리를 거둔 데 이어 2차전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 중심엔 바로 비달이 있었다.

바이에른은 2차전에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빼고 토마스 뮐러를 원톱에 배치한 가운데 사비 알론소를 중심으로 비달과 티아구 알칸타라로 중원을 두텁게 쌓으며 수비적인 전술로 벤피카 원정에 임했다. 0-0 무승부만 거두어도 준결승 진출이 가능했기에 수비에 안정감을 더하겠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정작 선제골을 넣은 건 홈팀 벤피카였다. 벤피카는 27분경 엘리세우의 크로스를 바이에른 수비수 3명 사이로 파고 든 라울 히메네스가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바로 앞에서 헤딩골을 연결하며 먼저 앞서나갔다.

이전까지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건 바이에른이었다. 벤피카는 선제골을 넣기 전까지 이렇다할 슈팅마저 시도하지 못하고 있었다. 단 한 번의 공격을 골로 성공시킨 벤피카였다.

벤피카에게 실점을 허용하자 바이에른 수비진은 급작스럽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30분경 에두아르도 살비오가 바이에른 측면을 파고 들어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했으나 히메네스의 슈팅을 노이어가 선방했다. 이른 시간에 연달아 실점을 허용할 뻔했던 바이에른이다.

 

위기의 순간 바이에른을 구해낸 건 비달이었다. 비달은 38분경 필립 람의 크로스를 에데우손 모라에스 골키퍼가 뮐러와 경합 과정에서 펀칭으로 쳐낸 걸 강력한 리바운드 슈팅으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챔피언스 리그의 경우 원정골 우선 원칙이 적용되기에 비달의 골이 나오는 순간 벤피카가 준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선 2골 차 승리가 필요해지는 순간이었다.

비달의 골과 함께 여유를 찾은 바이에른은 52분경 코너킥 공격 찬스에서 하비 마르티네스의 헤딩 패스를 뮐러가 가볍게 밀어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벤피카는 76분경 탈리스카의 프리킥 골로 뒤늦은 추격에 나섰으나 승부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비달은 비단 동점골만이 아닌 경기 내내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벤피카의 골문을 위협했다. 비달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이 중 유효 슈팅이 무려 4회에 달했다. 패스 성공률 역시 91.7%로 상당히 높았다. 게다가 태클 4회를 성공시켰고, 파울도 3회를 저지르며 전방에서 강한 압박을 보여주었다.

이 경기에서 바이에른은 뮐러 원톱으로 나선 만큼 2선에서의 득점 지원이 필수였다. 뮐러가 물론 득점력이 있는 공격수이지만, 전문 원톱 공격수도 아니고,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침투하는 스타일의 선수이기에 주변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비달이다.

비달은 벤피카와의 1차전에서도 유일한 골을 넣으며 1-0 승리를 선사했다. 2차전에도 귀중한 원정 동점골을 넣으며 준결승을 견인했다. 이미 비달은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1, 2차전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8강 진출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비달은 지난 여름, 3700만 유로(한화 약 484억)의 이적료와 함께 유벤투스를 떠나 바이에른에 입단했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비달은 애물단지에 가까웠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 하에서 겉도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프란츠 베켄바워 바이에른 명예 회장은 두 차례나 독일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에 출연해 비달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달은 후반기 들어 180도 변했다. 이제 바이에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선수로 떠올랐다. 그의 애칭 '아더왕(Rey Arturo)'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에서 비달의 활약은 단연 발군이다. 비달이 중원을 든든하게 지탱해주고 있었기에 바이에른이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 5시즌 연속 진출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달이 과거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었을 당시 그를 지도했던 미하엘 스키베 감독은 비달의 바이에른 이적에 대해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비달은 자기 주장이 강한 공격적인 리더이다. 그는 직감적으로 득점을 위해 필요한 움직임을 보인다. 그는 기어를 올려야 할 때와 아닐 때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는 심지어 훈련할 때도 전력을 다한다. 휴식일에도 훈련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선수다. 비달은 분명 바이에른에 도움이 되는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그의 개성이 이제서야 바이에른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비달은 지난 시즌 유벤투스 소속으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았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비달은 바이에른 이적 후 인터뷰에서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기 위해 바이에른으로 왔다"라고 밝혔다. 과연 아더왕 비달이 바이에른에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라는 성배를 가져올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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