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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내시의 금의환향(錦衣還鄕) 1

엽기 朝鮮王朝實錄

by econo0706 2007. 2. 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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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내시 이야기를 해야겠는데, 조선 왕조 이전부터 한민족은 중국으로 내시들을 수출(?) 하였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서독으로 사우디로 인력을 수출 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외화획득을 위해 내시들을 수출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중국 역대 왕조들의 압력에 의한 ‘강탈’이었다.

 

이 대목에서 좀 이해가 안 가실 터인데, 중국은 왜 한민족들에게 내시를 요구한 것일까? 내시의 수로 따지면 중국 역대 왕조국가들도 빠지지 않았다. 명나라 시절에는 10만 명의 내시를 둔 적도 있었고, 궁형(宮刑 : 생식기를 거세하는 형)이 합법화 되어(실상은 환관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내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아울러 출세와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해 스스로 자신의 생식기를 자르고 내시로 들어가는 이들도 많았기에 내시의 공급은 넘쳐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내시들을 원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한반도 내시들의 우수한 ‘상품성’ 때문인데, 어떠한 환경에서도 바퀴벌레와 같은 질긴 생명력을 보인 것뿐만 아니라, 직속상관에 대한 충성심, 중국 내시와 달리 빠른 상황판단 능력과 글을 읽을 수 있는 총명함(중국 역대 왕조에서는 내시들이 글을 못 읽게 엄격히 규제하였다. 하여, 황제가 명을 내릴 경우 녹음기처럼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그대로 외워 전하곤 했다),

 

결정적으로 한·두명만 모여도 조직을 만들어 같은 Korea사람이란 것을 보여주는 조직력까지(이 조직력은 대단하였는데, 한국 사람 특유의 끈끈함으로 황실을 장악하곤 하였다)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중국 역대 왕조는 때 되면 한반도로 사람을 보내 고려출신, 조선출신 내시들을 요구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해서 대박을 터트린 고려출신 내시가, 원나라 시절 이름을 날렸던 고용보와 박불화(MBC의 ‘신돈’에서 기황후 옆에 있는 내시)가 있었다. 자 그러면 이런 ‘고려내시’의 전통은 어떻게 조선으로 이어졌을까? 서설이 길었는데,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이 ‘조선 출신 내시’들의 활약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전하, 명나라에서 주문서가 날아왔습니다.”

“이번엔 또 무슨 주문서인데? 저번에 매 잡아 달래서 잡아 준지가 언젠데….”

“이번엔 인력송출 건이라….”

“인력? 이것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누굴 보자기로 보나? 여기가 무슨 새벽에 열리는 인력센터야? 툭하면 사람 보내라고 말야! 일당도 안주면서 말야…. 쉬파, 더러워서 왕 못해먹겠네, 맨날 사람 보내라고 그러고 말야….내가 무슨 노가다 십장이냐고!”

“그렇다고 배째라 할 수도 없는 것이고 말임다, 이거 참 난감합니다.”

“쉬파, 이번엔 또 뭘 보내래? 여자?”

“네, 공녀(貢女) 한 타스랑….”

“휴…누굴 보도방으로 보나…. 알았어, 대충 몇 명 뽑아서 보내자고. 좋아, 여기까지 시마이!”

“거시기 아직 좀 더 남았는데요….”

“뭐 또 뭐? 보도방하는 것도 힘든데, 뭘 또 달라는 거야?”

“거시기, 내시를 좀 보내달라는데요?”

“내시?”

“예, 내시. 그 왜 거시기 안 달린…고자 말입죠.”

“걔네들 내시 많잖아? 저번에 공채로 5천명이나 뽑았다믄서?”

“그게 또, 고려산 내시들에 대한 향수가 아직 남아 있어서…조선산 내시도 괜찮을 거라는 잘못된 편견이 있나 봅니다.”

“편견은 없애라고 있는 것!”

“저…전하, 그렇다고 대국의 뜻을 거스른다면….”

“야! 그렇다고 맨날 삥 뜯겨야겠냐?”

“그게…또 약소국의 운명인지라….”

“지랄을 랜덤으로 떨어라….”

“그럼 전하, 툭 까놓고 이 상황에서 무슨 대책 있음까?”

“….”

“거 보십쑈, 전하도 말만 그런거 아님까? 그냥 달라는거 후딱 보내주고 시마이 합시다. 괜히 개기고 앉아있다가 옴팡지게 덮어 쓰느니, 걍 기분좋게 보내줍시다.”

“…이시키...말이 너무 짧잖아? 여하튼 그래, 네 마음대로 하세요다.”

이리하여 조선 왕실은 왕실에서 쓰려고 뽑은 내시들과 어린 내시 후보자들을 차출해 명나라로 인력송출을 보내는데….

“뭐 어쩌겠냐? 명나라에서 달라는데…우리도 이렇게 까진 하고 싶지 않지만 다 팔자려니 해라. 네들 전생에 뭔 죄를 졌는지 모르겠지만, 참 박복하다. 여하튼 뭐 가서도 잘 살고…알지? 너네들 모국은 조선이란 사실 잊지마라. 그럼 안녕, 사요나라, 바이바이~.”

결국 명나라의 압력에 못 이겨 내시들을 보낸 조선 왕실! 과연 명나라로 떠나간 조선의 내시들과 내시 후보생들에게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초특급 대하 울트라 역사사극 ‘내시의 금의환향(錦衣還鄕)’은 다음편으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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