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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내시에 대해 알고 싶은 몇 가지 것들 1

엽기 朝鮮王朝實錄

by econo0706 2007. 2. 1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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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란 단어를 들으면, 독자제위들께서는 이내 간드러진 목소리로 임금 곁을 오가는 사극속의 환관(宦官)들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다.

 

TV속에서 보여준 내시는 언제나 남성이 거세된 중성적인 이미지로 나오지만, 고려시대까지만 하더라도 내시는 임금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엘리트 관료들이었다. 문제는 내시부가 점점 임금의 수발을 드는 환관(宦官 : 거세된 관료)들로 채워지면서 ‘내시=고자’ 라는 공식이 성립 되면서 내시를 ‘2% 부족한 남자’로 이미지를 굳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내시들도 점점 후대로 넘어오면서 부터는 고자들로 정착이 된 상황. 그런데, 이 내시들이 결혼도 하고 자식을 두었다면 어땠을까? 조선시대 가정을 이루게 된 내시들의 속사정을 확인해 보러 가자.

 

“에…거시기 나라도 개국하고 나니 기분이 참 좋네. 이거 참, 이 맛에 왕 하나 봐. 그치?”

 

조선을 개국하고 기분이 한껏 UP 된 태조 이성계…아니 이단(旦)은 신하들과 거나하게 술 한잔을 걸치는데, 이때 나서는 이가 하나 있었다.

 

“전하, 뭐 나라를 개국 한 것도 좋은데, 일단 뭐냐 그게? 그래. 저노무 고자놈들 어케 좀 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응? 갑자기 그게 뭐하자는 토킹 어바웃이냐?”

 

“거시기, 내시 놈들 말입니다.”

 

“내…시? 걔들이 뭐가 어때서? 시키면 시키는데로 알아서 잘 움직이는데…. 그것들이 뭘 잘못했냐?”

 

“전 왕조를 망하게 한 주범이 뭡니까? 바로 내시 놈들 아닙니까? 그리고…툭 까놓고, 내시란 것들…이거 참 음흉해요, 혹시 전하 삼국지 보셨삼?”

 

“삼국지? 삼국지 봤지.”

 

“거기 보면, 한나라가 개판 5분전이 된 이유가 뭐였습니까? 그 십상시란 놈들…내시 10명이 모여서 쿵짝거리다가 나라를 말아먹은 거 아니었슴까?”

 

“뭐, 그렇지?”

 

“그것뿐입니까? 송나라, 명나라, 원나라 할 거 없이 나라에 망쪼가 들려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게 내시놈들 아니었슴까? 이것들이 황제와 대신들 사이를 막아놓고, 나라를 말아먹으니, 이게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겠습니까? 더구나 이것들이 거시기가 안 달려서 말이죠…그 뭐시냐, 그래 콤플렉스가 대단하단 말이죠.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 이것들이 선택한 방법이 돈 모으는 거라는데, 그 덕분에 돈이라면 거의 환장을 하고 덤벼듭니다. 이게 어디 사람입니까? 전하, 나라 개국한 이참에 구왕조의 악습인 내시들을 전부 궁에서 몰아내시는게 어떻슴까?”

 

“아니…그게 또…내시들이 뭔 힘이 있다고 그래? 중국 놈들이야 워낙 땅덩이가 크다보니 별별 희안한 놈들이 다 튀어나오는 거겠지만 우리는….”

 

“고려때 환관놈들 한테 그렇게 당하지 않았습니까? 전하! 무인시대 보셨잖습니까?”

 

“무인시대? 아 KBS에서 했던거? 그거 참…칼싸움 하나는 지대로였는데….”

 

“의종이 왜 정중부 손에 끌려 나갔습니까? 다 내시를 잘못 써서입니다. 환관에게 정사를 맡기면서 나라가 개판 5분전이 된 것입니다!”

 

“환관들이 정사(情事)를 한다고? 그것들 안 달려 있어서 힘들텐데?”

 

“정사(情事)가 아니라 정사(政事)이옵니다. 나라를 다스린다는….”

 

“음음, 뭐 그럴수도 있지 그걸 또…내가 좀 한자에 약해서….”

 

“전하! 한자가 약한 건 박선생 한자교실로 커버할 수 있는 것이지만, 나라를 환관에게 맡기는 것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재앙을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지난 고려왕조 때 원나라 놈들과 붙어먹으며 나라를 말아먹은 내시들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랬다. 이 당시 이성계와 함께 나라를 개국한 쿠데타 동지…아니 혁명동지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내시들을 몰아내자고 입을 모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의 고사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바로 전(前) 왕조인 고려 때의 내시만 보더라도 이들은 척살 제1순위였던 것인데,

 

“저것들이 말야…완전 비서실장이라니까, 아무리 날고 기는 대신이라도 임금 옆에 24시간 붙어서 쫑알거리는 저놈들한테는 밀린단 말이지. 궁궐을 지배하는 자 정권을 지배한다! 궁궐 안…왕족들과 왕 옆에서 24시간 풀로 붙어 있는 저놈들은 아무리 약해보여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협이거덩. 제거해야 해!”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혁명동지들은 의기투합 이성계를 미드필더부터 압박해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내시가 그게 사람입니까? 거시기도 달려있지 않은 고자 놈들이…그런 놈들이랑 같이 놀면 되겠슴까? 레벨이 다른데 말이죠.”

 

“전하, 내시란 게 원래 고자들이 아니었거든요. 환관이 고자지 내시는 고자가 아니었음다. 잘 생각해 보십쇼~.”

 

신하들의 압박 속에서 이성계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왕 되기 전에는 내시란 것들이 고려를 말아먹었다는 생각에 왕 되면 적당한 시점에서 내시들을 다 조져 버려야지 하고 결심 하였지만, 막상 왕이 되고 보니….

 

“이것 참, 내시란 것들이 참 편하다니까. 입안의 혀같이 말야….알아서 챙겨오는 것도 귀엽고…. 결정적으로 궁궐 안에 여자들이 한 두 명이야? 만약 내 여자들을 덮치는 놈들이 생기면….”

 

그랬던 것이다. 평생을 칼과 활을 들고 전장을 누비던 이성계인지라 궁중예법에도 어두웠고, 왕 노릇하는 것도 쉽지 않은 마당에 내시들은 이성계에게 확실한 서포터로 자리매김 하고 있었던 것이다. 쪽팔려서 신하들에게도 말 못하는 사연들을 내시들은 알아서 캐치해 자동으로 처리해 주니 이성계로서는 내시들을 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과연 이성계는 내시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초특급 대하 울트라 역사사극 ‘내시에 대해 알고 싶은 몇 가지 것들’은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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