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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시니어 클럽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2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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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늙었다 해서 사장시키고 있는 노인의 지적능력과 경험을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장치인 시니어 클럽을 올 상반기에 실시한다는 당국의 보고가 있었다.

 

사회가 양산하고 있는 젊은 노인들에게 오랜 만에 듣는 솔깃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옛날 중국의 천자가 조선 임금에게 여러가지 어려운 난제를 던졌는데, 그 중 하나가 일곱굽이나 구불구불 구멍이 난 곡옥(曲玉) 속으로 실을 꿰야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물음이었다. 이를 나라 안에 널리 공고하여 지혜를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었다. 당황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나타나 개미 허리에 실을 맨 다음 그 곡옥의 한쪽 구멍에 들여놓고 다른 한쪽 구멍에 꿀을 발라놓으면 개미가 꿀을 좇아 실을 꿰게 된다고 했다. 구제받은 임금이 어떻게 얻은 지혜냐고 묻자 당시 관습으로 고려장(高麗葬)시켜 죽어가게 버려두었던 늙은 아버지를 찾아가 물어서 얻은 것이라 아뢰자 임금은 그날로 고려장을 하지 못하게 윤음을 내렸다는 옛 이야기다. 노인의 지혜가 국력이 되고 노인을 버렸던 기로(棄老)시대로부터 경로(敬老)시대로 옮겨가는 과도기 설화랄 것이다.
 
영원 불멸로 확신했던 대로마제국이 망한 것은 노인 박대였음은 막스 베버가 갈파했고, 중국 통일왕조인 진나라가 망한 것도 젊은 전사들을 우대하고 노인들을 천대했던 데 있었다고 제나라 목공이 지적했다.
 
사회학자 브리턴은 국가나 단체나 기업의 성쇠는 경험의 축적자인 노인성 배제의 양과 질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계수로 증명하기도 했다.
 
이미 신라시대부터 정년퇴직 곧 치사의 나이를 70세로 했던 것도 노인의 지혜를 얻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최치원 같은 대학자도 70치사를 하고 있다. 체아직이라 하여 치사를 하더라도 근속하는 제도로 노인의 지혜를 아꼈었다. 치사 후에도 고향에 돌아오면 삼노인(三老人)이라는 향직(鄕職)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삼노인이 합의하여 좌수나 면임 같은 향직을 임명하고 향약을 어기는 자를 징벌 응징했다. 이를 테면 굴지의 도학자 김성일도 벼슬에서 물러난 뒤 안동에 돌아와 삼로로 추대받아 그의 도학의 사회환원을 단절당하지 않았던 것이다.
 
시니어 클럽은 바로 이 삼로정신의 계승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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