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규태 코너] 黃帝의 同姓愛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20. 08:11

본문

[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청나라 마지막 황제인 부의는 황후를 비롯한 네 명의 후궁 사이에서 아이를 못 낳았다.

 

뿐만 아니라 황후 등은 고독과 아편 속에 발광하는 등 정상적이지 못했다. 그런 부의가 여자처럼 생긴 측근 환관 왕봉지와 영국인 영어교사 존스턴과 동성애를 즐긴 사이라는 것이 <북경만보>에 보도되었다 한다. 환관과의 동성애는 당시 함께 환관을 했던 사람의 증언으로 확인한 것이며, 존스턴과의 그것은 어떤 근거로 단정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부의와의 궁중생활이 주제인 <자금성의 환혼>과 부의의 자서전인 <나의 반생>에서도 그 가능성을 추정해 볼 수 있다.
 
부의는 15세 연상의 이 영국인 선생을 지나치게 흠모하여 차림새까지 흉내냈다. 존스턴이 몸에 지녔던 것과 똑같은 회중시계, 시계줄, 반지, 넥타이핀, 커프스버튼을 구입시켰고, 심지어 자신을 영국 왕 이름인 헨리로, 황후 완용을 엘리자베스로 부르도록 주변에 시키기까지 했다.
 
"존스턴은 이미 내 혼의 중요한 일부를 차지했다"느니 "나는 그에게 별난 흥미를 갖고 있었다"했으며, 존스턴을 상대로 변태적 해프닝을 곧잘 저질렀다. 이를테면 마지막 황제의 결혼식이 있던 날 밤 눈코 뜰 새 없을 이 신랑황제는 양복바지에 영국 모자인 캡을 쓰고 존스턴의 거처를 불쑥 찾아와 놀라게 했던 것이다.
 
존스턴은 황족 이외의 사람으로 궁에 들어와 산 최초의 외국인이기도 하며, 한동안 그 유명한 별궁인 의화원 주인으로 그 곳에 가 살도록 시켜 존스턴 배척의 사회운동이 일기까지 했다. 부의는 자기 거처인 양심전에서 가까운 곳에 이름도 흡사한 양성재를 지어 존스턴을 살게 하고 조석으로 내왕하며 그 곳에서 점심을 자주 같이하기도 했다.
 
언젠가는 환관을 통해 여의장이라는 지팡이를 보내왔는데 속에는 칼이 들어있었다. 황제만이 가진 특권인 아무나 죽여도 된다는 '수편살인'의 칼인 것이다. 그런 지 10년 후 부의가 만주황제가 됐을 때 존스턴과 만나고 있는데, 그 수편살인 검에 피를 묻힌 적이 있느냐고 묻더라고 했다. 신뢰하는 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일로 간주하기에는 지나친 친근을 감지할 수 있으며, 이것이 동성애 관계를 추정하게 하는 단서가 아닌가 싶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