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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제5의 맛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2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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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노자는 이 세상에 다섯 가지 맛이 있다 했는데 서양에서는 헤닝이 '단맛(甘)', '신맛(酸)', '쓴맛(苦)', '짠맛(鹹)'의 넷으로 분류해서 이것이 상식이 돼내렸다.

 

한데 근착 <사이언스 아메리칸>지를 인용, 제5의 맛으로 '우마미'를 인정하는 추세라는 보도가 있었다. 우마미는 우리 한국에서 잘 발효되어 우러나오는 맛난 맛이란 일본말로 아미노산맛이다.
 
한국은 발효음식이 이 세상에서 가장 발달한 발효미의 종주국이라해도 대과가 없다. 우리 전통적인 밥상은 80~90%가 발효음식인 데 예외가 없다.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하는 장류가 모두 삭혀 먹는 발효식품이요, 김치, 깍두기, 물김치, 파김치, 갓김치하는 김치류가 발효식품이며, 새우젓, 조개젓, 굴젓, 하는 젓갈류가 발효식품이다. 그 발효식품에서 형성되는 글루타민산, 나트륨, 이노신산 등 아미노산에서 나오는 맛이 바로 제5의 맛이다.
 
혓바닥에는 각기 다른 맛을 감지하는 미뢰와 미역이 발달해 있는데 이 세상에서 조상대대로 가장 많은 발효 음식을 먹어내린 우리 한국인에게 이 발효미 감지의 생리가 가장 발달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민족 유전질로 정착돼내린 것이다.
 
한국 사람이 해외여행에서 그 나라 음식에 길들지 못하고 한국음식집으로 맹렬 회귀하는것은 바로 맹렬히 발달한 발효미역의 욕구를 외국음식이 충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음식에 간장 찍어 먹는 것이 상식이 돼있는 것도 중국음식이 싱거워서가 아니라 중국음식만으로는 한국인의 혀에 발달한 발효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기에 발효식품인 간장을 찍어 먹게 된 것이다.
 
미국 텔레비전에서 발효식품인 간장을 광고하는데 '향내에로의 모험'이란 문구를 쓰고 있음을 보았다. 곧 발효미뢰가 미개한 서양사람들에게 맛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헛수고요, 그래서 색다른 향내를 내세운 것일 게다.
 
반면에 발효미를 내는 아미노산 화학조미료ㅡ곧 맛난이가 잘 팔리는 지역은 젓갈류나 청국장류 등 발효식품을 먹는 동남아지역에 집중된 것만 미루어 보아도 제5의 맛 문화권을 어림할 수가 있다. 4원미는 원시적 맛이요 앞으로 제5, 제6의 문명의 맛이 등장한다고 예언한 것은 미래학자 토플러였다. 그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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