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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來資本과 朝鮮經濟界(押) - 『조선일보』1924.12.4

社說로 보는 근대사

by econo0706 2007. 2. 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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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회는 자본주의적 사회노라! 그러면서도 자본주의가 발달한 사회는 아니노라. 일반산업이 자본적으로 발달해 있지 못함이 사실이노라.


원래 조선은 지방자족경제(地方自足經濟)가 붕괴하여, 근대적 자본주의가 발달함이 당연하였음에도, 그러나 자본주의 문명 그것의 수입(輸入)이 야심국(野心國)의 침략의 검은 손을 짝한 외래 자본과 함께 한 관계상 자본주의적 산업이 자유로이 발달하지 못하고 야심국의 침략 자본에 의해서 기형적인 신발달(新發達)을 하였노라. 따라서 민족적 견지에서 이를 보면, 조선 민족은 자본 문명을 수입해서 자민족(自民族)의 발전 또는 이익을 받았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민족을 위해서 조선에 자본 문명을 수입(樹立)하였다고 말해야 할 것이노라.


환언하면 이민족이 침략 자본으로써 조선 민족을 제압함에 있어 문명 발달의 향이(香餌)로써 농단(壟斷)하여 지기들의 착취욕(搾取慾)을 만족시키는 과정에 있어서, 다만 형식상으로만 조선사회는 문화한 것처럼 보인 것에 불과하노라.


2.


상술한 봐와 같이 자본주의 문명이 다소라도 발달했음은 이민족의 탐욕을 충족시키는 일종의 과도기적 현상임에 불과하노라. 故로 그 과정에 있어서 경제계는 회래 자본의 마력 때문에 흡수침식(吸收侵蝕)되어, 필경 금일과 같이 파멸상태에 빠지기에 이르렀노라. 따라서 조선의 자본 집중은 타국과 같이, 즉 외래 자본이라는 것의 침투를 받지 아니하고 이루어진 나라의 그것과는 상이해 있노라. 중간 계급이 몰락한 결과, 집중된 자본은 조선 민족의 대자본주(大資本主)에게 흡수축적(吸收蓄積)됨이 아니고, 제국주의적 이민족에게 집중되고 말았노라. 실로 대자본주가 소자본주를 병합함은 사실이노라. 그러나 그 대자본주는 이민족의 대자본주이노라. 그리하여 타국에 있어서 자본주의적 폐해(弊害)에 의하여 받는 고통보다도 더 심하노라. 왜 그러한고 하니 소자본가의 자본이 대자본가의 수중에 흡수된 후에도 대자본가가 조선인이면 흡수된 자본은 조선 사회내에서 있기 때문에, 그 활용되는 방향에 따라서는 조선 무산계급(無産階級)에게 혹 이익을 미칠 수도 있으나, 사실 대부분이 이민족의 수중에 흡수됨으로써 그 자본은 조선사회를 영구히 떠나감에 있어서랴.


3.


이와 같이 중산계급(中産階級)의 몰락 더불어 대자본가의 수주에 집중한 자본의 대부분이 이민족의 손에 의해서 조선사회를 떠남으로써 조선의 경제계는 가속도적으로 궁핍해 감은 수상(殊常)히 여길 것이 되지 못하노라. 일부 인간들과 당국자는 통계상의 증가를 말하나, 그러나 우리는 사용 가치에 비례하지 않는 자본 가격상에 나타난 수자로써 생활의 기조(基調)를 정할 수가 없노라. 또한 이를 어느 정도 용인한다 하여도 생산물의 증가는 증가하면 그만큼 조선인의 생활을 풍족하게 하는 것이 아니노라. 이민족의 착취욕을 만족시킴에 불과함을 간파하였노라. 그렇노라, 그리하여 모든 중요 생산기관은 조선인의 요구 또는 의사에 의하여 움직여 지는 것이 아님은 물론, 막대한 수입상업으로써 직접 흡수돼 가는 돈도 거액이노라. 또한 제종(諸種)의 정책중 관세정책과 같은 것은 너무나도 노골적인 일본인 본위의 경제정책이 아닐 수 없도다.


4.


금일 외래 자본조직을 제하고는 조선인의 손으로 된 자본조직은 아무것도 없노라. 동척(東拓), 조은(朝銀), 식은(殖銀)으로써 조선 경제계의 중추를 삼고, 기타 일본인의 중개 은행, 사회조직, 대규모의 어업, 광대한 삼림(森林)의 채벌권, 대광산의 채굴권 등 기타 개인적 영리사업의 은은(隱隱)한 속에 조선인은 기개(幾個) 지주겸 자본가, 약간의 실업 단체, 아희와 같은 상업, 원시적 농업 경영, 약간의 수공업 등으로써 기식엄엄(氣息奄奄)한 상태에 있는 목하(目下)의 경영상태가 아닐 것인가. 요컨대 조선의 경제계는 이민족의 외래자본 때문에 변혁의 성취를 하였고 자본주의의 발전은 그만큼 외래자본의 팽창을 의미하노라. 故로 如何히 교묘한 구설로써 현상을 호도(糊塗)하고 또한 如何한 현명한 정책으로써 현상을 광구(匡救)하려 하여도 불능(不能)하노라. 사회적 병폐의 근본적인 변혁 없이는 도저히 당면한 극도에 달한 궁핍의 난관을 돌파하기는 불능(不能)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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