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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 지방자치 단체장들에게 고함

풀어쓰는 茶山이야기

by econo0706 2007. 4. 1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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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전제군주시대에서 벼슬하고 학문을 연구했던 다산은, 전제군주제, 즉 세습적 왕위계승에 대하여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그의 유명한 논문인 「원목(原牧)」이나 「탕론(湯論)」에는 그의 생각과 뜻이 확실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추대하여 이장(里長)을 뽑고, 이장들이 모여 면장을 뽑고 면장들이 모여 군수를 뽑고, 군수들이 모여서 도지사를 뽑으며, 도지사들이 모여 나라의 통치자를 뽑는다라는 선출을 통해 지도자가 탄생되는 과정을 정확하게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의 뜻이 모아져 위로 전달되어 나라의 정책이나 법제가 제정되는 것을 ‘하이상(下而上)’, 즉 상향적 민주제가 옳은 일이지, 위에서 아래로 명령하고 지시해서 이루어지는 ‘상이하(上而上)’의 제도는 옳지 않다고 확실한 주장을 폈습니다.
 
그런 주장을 편 지 이제 200년,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든 지도자는 선거를 거치지 않고는 탄생되지 못하는 엄정한 민주제가 확립되었습니다. 다산은 임명직의 군수나 현감도 제 몸을 희생해서라도 백성들의 편만 들어야 한다고 했으니, 민주제가 아닐 때도 그러했거늘 요즘처럼 뽑힌 지도자들이야 어떻게 해야한다는 것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
 
“무릇 백성을 위해서 혜택을 구하고, 백성을 위해서 병폐를 없애줄 것을 요망하는 경우 모름지기 지극한 정성이 언사에 나타나면 상대를 감동시킬 수 있다”(凡爲民求惠 爲民除瘼者 須至誠達於辭表 方可動人)(<목민심서 文報>)라고 말했으며, “요순이래로 성현들이 서로 경계한 바가 요컨대 힘없는 백성들을 보호하려는 것이다”(自堯舜以來 聖聖相戒 要保小民)(同)라고 밝혔습니다.
 
자치단체장이 해야 할 일을 이렇게 정확하게 밝혀준 경우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면장이 군수와, 군수가 도지사와, 도지사가 정부와 대립될 때에는 백성을 위하는 일이고 백성들이 당하는 병폐를 없애는 일이라면 자신의 유불리를 떠나 최대한의 정성스러움으로 끝까지 투쟁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백성의 이익을 위하여 백성의 불편을 제거해주는 일만이 그들의 임무라는 것입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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