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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수기(修己)와 치인(治人)

풀어쓰는 茶山이야기

by econo0706 2007. 4. 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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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유학(儒學)을 공부하다보면 비슷한 말들이 반복되면서 같은 뜻과 말도 사용하는 때와 곳에 따라 참으로 다양하게 인용됩니다. 공자의 도[孔子之道]에 대한 설명도 말할 때마다 달리 표현하고 바꾸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산도 예외가 아니어서 같은 말도 이렇게도 저렇게도 사용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진짜 뜻을 알려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공자의 도는 효제(孝弟)일 뿐이다”라고 말하고는, “공자의 도는 수기(修己) 치인(治人)일 뿐이다”라고 금방 바꿔서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산은 자신의 학문영역을 설명하면서도 크게 수기에 해당하는 학문과 치인에 해당하는 학문으로 나누고, 그 두 분야에서 나름대로 다 마쳤으니 인간이 해야 할 일은 대체로 이룩했노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육경사서(六經四書)로는 수기(修己)하도록 하고 일표이서(一表二書)로는 천하국가를 다스릴 수 있게 한다”(六經四書 以之修己 一表二書 以之爲天下國家 : 자찬묘지명)라고 하여 학문 분야를 크게 둘로 나누어놓고, 다시 철학분야인 6경4서는 본(本)이고 경세학인 1표2서는 말(末)이라 설명하여 본말(本末)을 모두 갖추었다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면서 제자이던 정수칠(丁修七)에게 준 경계의 글에서는 ‘수기치인’만이 참다운 공자의 도라고 명확하게 강조했습니다.
 
“공자의 도는 수기와 치인일 뿐이다. 요즘 학문하는 사람들은 아침저녁으로 책을 읽고 연구하는 것이 오직 이기사칠(理氣四七)의 변(辨)과 하도낙서(河圖洛書)의 수(數)와 태극원회(太極元會)의 설(說)뿐이다. 모르긴 하지만 이런 몇 가지가 수기에 해당되는가 치인에 해당되는가? 한쪽으로 치워놓자”(孔子之道 修己治人而已 今之爲學者 朝夕講劘 只是理氣四七之辨 河圖洛書之數 太極元會之說而已 不知 此數者 於修己當乎 於治人當乎 且置一邊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p.280)
 
이학(理學), 성리학(性理學), 도학(道學)이라는 높고 높은 이름으로 불리우던 당대의 학문을 비판한 다산, 결론적으로 실용적이게 몸을 닦아 남에게 봉사하는 수기치인만이 진짜 공자학임을 그렇게도 강조했던 것입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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