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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참다운 친구를 얻으려면

풀어쓰는 茶山이야기

by econo0706 2007. 4. 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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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감옥살이를 해본 사람이라면 구태여 설명 없이도 그냥 알 수 있는 일이 자식들에 대한 걱정입니다.
 
세상에서 불행한 일은 감옥살이입니다. 오죽했으면 다산이 “감옥이란 이승의 지옥이다”라고 말했겠습니까. 자신이 불행해질수록 감옥 밖의 자녀들이라도 제대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어버이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다산도 유배살이 중에 가장 큰 걱정과 근심이 고향에 두고 온 자녀들의 문제였습니다.
 
책을 읽어라,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고 큰아버지를 아버지처럼 모셔라, 이웃을 돕고, 형제간에 우애하며, 친구를 제대로 골라서 사귀어라 등등 조목조목 적어서 아들에게 보내는 일이 학문연구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겼던 일이었습니다.
 
“몸을 닦는 일(修身)은 효우(孝友)로써 근본을 삼아야 한다. 효우에 자기의 본분을 다하지 않으면 비록 학식이 고명(高明)하고 문장이 찬란하고 아름답다 하더라도 흙담에다 아름답게 색칠해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몸을 엄정하게 닦아놓았다면 그가 사귀는 벗도 반드시 단정한 사람이어서 같은 기질에 인생의 목표가 같아서 친구 고르는 일에 특별히 힘쓰지 않아도 된다”(修身以孝友爲本 於是有不盡分 雖復學識高明 文詞彪炳 便是土牆施繢耳 我修旣嚴 其取友自然端正 同氣相求 不必加勉也)(『유배지에서 보낸 편지』p.131)
 
논리정연한 주장입니다. 열길 물속이야 알 수 있어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듯이 어떻게 남의 마음을 다 알 수 있습니까.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하는 사람은 분명히 수신이 된 사람이니 자기부터 효우를 실천하고 효우에 어김없는 사람을 친구로 사귀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친구를 사귀게 된다는 것이 다산의 뜻이었습니다.
 
예부터 친구와의 의리배반을 손바닥 뒤집듯 한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은 정말로 무서운 세상입니다. 제 부모나 형제와는 불효불목하면서도 남에게는 온갖 아양을 다 떠는데, 그들은 절대로 사귀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다산의 가르침입니다. “깊은 은혜와 의리는 부모형제보다 더한 것이 없는데, 부모형제를 그처럼 가볍게 버리는 사람이 친구들에게 어떠하리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이치다.” 옳은 말씀일 것 같습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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