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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림돌과 디딤돌

구시렁 구시렁

by econo0706 2007. 5. 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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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다 바위를 만나면 돌아가는 사람이 있고, 그 바위를 딛고 넘어가는 사람이 있다. 전자에게는 그 돌이 걸림돌이 될 것이고, 후자에게는 그 돌이 디딤돌이 될 것이다.
 
이렇듯 같은 돌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수많은 삶의 돌들을 만난다. 어떤 때는 돌아가야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것을 타고 넘어가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아버지가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아버지가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자식이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자식이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남편도, 아내도, 지역도, 학교도 어떤 경우에는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어디 사람뿐인가?
 
지방선거가 걸림돌이 되어 낙마한 사람도 있고, 탄핵이 디딤돌이 되어 다시 선 사람도 있으며, 재·보궐선거를 딛고 일어선 사람이 있는 반면에, 선거부정이라는 걸림돌로 영영 정계에서 사라져버린 사람들도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삶에서 오는 모든 장애를 불평과 원망의 눈으로 보는 것과 그것을 발판으로 재기와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것과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느끼고 그 결과를 겸허하지만 당당히 수용하는 사람과 그것을 남의 핑계로 돌려버리려는 사람에게는 분명 다른 느낌이 드는 것이다.
 
요즘 들어 삶의 돌을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밖에서 맞고 들어온 아들놈을 대신하여 주먹질을 한 아버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유세를 했으나 선거의 패배로 쓰라림을 맞보고 있는 대선 주자들, 그 선거의 책임을 지느냐 마느냐로 내홍(內訌)을 겪고 있는 정당, 같이 갈 듯 하다가는 너무나 쉽게 발을 빼는 사람들 때문에 머리가 터지는 또 다른 정당…
 
하지만 이들의 입에서 “내 탓이요”라는 소리가 나왔다는 보도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것은 어쩐 일일까… 아마도 이들 모두는 그 상황을 걸림돌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막다른 골목길에 몰린 후 조그만 소리로 마지못해 하는 “내 탓이요…”가 아니라 겸허하지만 당당한 목소리로 “이번 일은 분명히 내 탓이요. 하지만 이번 일을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르겠습니다!”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은 왜 안 나타나는 것일까?
 
지지율의 포인트 10%쯤 올리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닐 것 같은 이 방법을 진정 몰라서 그러는 걸까, 아니면 걸림돌이든 디딤돌이든 돌만 보면 친구로 보이는 석두(石頭)들이기 때문에 그러는 걸까…
 
2007년 5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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