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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 마뚜루] 김인식 감독, '조성민 너를 기다리마'

--홍윤표 야구

by econo0706 2022. 9. 1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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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07. 27. 

 

김인식(58) 한화 이글스 감독은 야구계의 특이한 존재다. 독특한 카리스마를 지닌데다 신의를 중시하는 그의 행보는 항상 후배들의 존경과 귀감이 돼 왔다.

2003년 말 두산 베어스는 선동렬 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펼쳤다. 이 사실을 안 김인식 감독은 좋아하는 후배를 위해 기꺼이 물러날 결심을 하고 용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일이 어그러져 선 감독이 삼성 코치로 선회하자 김인식 감독의 입지가 묘하게 돼버렸다. 베어스측은 김인식 감독에게 부사장 자리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마다했다. 자리를 탐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비꾸러진 모양새에 자신이 다시 끼어들 경우 여러 후배가 난처한 지경에 놓일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는 그 직후 야인으로 돌아갔다.

옛 일을 다시 들추어 본 것은 올 시즌 김인식 감독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볼 수 있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언론은 ‘재활공장 공장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김인식 감독의 ‘은퇴 직전 선수들 다시 일으켜 세우기’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 2005년 한화 입단식에서 김인식 감독과 악수하는 조성민(오른쪽). / 스포츠동아DB


최근에는 현역으로 복귀한 조성민의 기용시기를 놓고 여러 매체가 이런저런 관측 기사를 내놓고 있다. ‘조성민’이라는 상품성에다 김인식 감독의 재활법이 접목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정작 김인식 감독은 일부 매체의 성마른 ‘기용 시기론’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그 요체는 ‘기다림’이다.

김 감독은 경기가 없던 지난 25일 전화를 통해 안부를 주고받으며 이런 얘기를 했다.

“조성민이 24일에 처음으로 피칭을 했는데 그 동안 쉬었던 것에 비해서는 괜찮았다. 그렇지만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그는 특유의 느릿한 어조로 말했다.

“51개를 던져 최고 스피드가 137㎞로 나왔는데 중요한 것은 던지고 나서 아프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엉덩이 부위가 아플 것이다. 사흘 동안 팔꿈치나 온 몸이 아프지 않다면 다시 연습 피칭을 해도 좋다는 신호다".

 

▲ 최동원 코치(左)가 조성민에게 “그런 정신자세라면 가능성이 있다”며 칭찬하고 있다. 조성민의 진지한 표정이 오히려 재미있다. / 중앙일보


조성민의 재활에 매달려 있는 최동원 코치는 “사실 조성민은 일반인에서 이제 다시 선수가 되어 가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을 마치고 나면 온 몸이 아프다고 한다. 현재 60%정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로 미루어 보면 김인식 감독이 선수의 상태를 정확하게 짚어보고 있는 것이다. 한 선수의 재활 과정은 지도자의 기다림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 섣부른 진단이나 처방은 일을 그르칠 뿐이다.

그렇다면 조성민의 재활 로드맵은?

김인식 감독에 따르면 24일 피칭 후 사흘간 캐치볼과 달리기로 몸을 풀면서 아픈 데가 없으면 28일께 30개정도 피칭을 해보고 이상이 없으면 2군에서 1이닝 정도 실전 등판을 시켜본다는 것이다. 그 뒤에는 선수단 전체의 상황을 살펴보고 1군 엔트리에 넣을 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김인식 감독의 사전엔 ‘기다리고 기다려라. 인내가 그대를 구할지니’라고 쓰여져 있을 지도 모른다.

 

홍윤표 대표기자 chuam@osen.co.kr 

 

자료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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