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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술] 휴식이 걱정되는 이유? 패턴 플레이는 왜 사용하죠?

--김태술 농구

by econo0706 2022. 9. 1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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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2. 03

 

KBL이 마침내 브레이크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다시 주중에도 프로농구를 볼 수 있다!

구단마다 브레이크를 대하는 생각은 다를 것이다. 어떤 팀은 선수들의 체력 관리나 부상 치료, 재활 시간을 벌어 반겼을 것이고, 어떤 팀은 좋은 흐름이 끊기지 않을까 걱정도 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일주일 정도 경기를 하지 않으면 감각이 무뎌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어땠을까 돌이켜보니, 나 역시 브레이크 직후의 경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 브레이크의 장점과 단점

포인트가드는 아무래도 경기운영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어떤 패턴을 사용할지, 누가 컨디션이 좋은지, 상대 약점은 어디인지 등 계속 머리를 굴려야 하는데, 브레이크 이후에는 두뇌 활동도 같이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 은퇴까지 한 지금은 풀려도 너무 풀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하.

그래서 브레이크 이후 첫 경기가 중요하다. 경기 감각을 빨리 찾는 팀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 감각이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면 사실 정확하게 ‘이런 거야!’라고 말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그래도 굳이 차이를 이야기하자면 버벅거림과 아님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경기 내용이나 흐름이 좋을 때는 정말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경기가 흘러가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생각이 많아져서, 몸 밸런스가 예전과 달라서 힘이 더 들어가거나 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감을 빨리 찾아야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첫 경기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닐까 싶다.

◇  최준용이 살린 역전승의 불씨

 

지난 11월 28일 경기는 경기 감각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사례였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서울 SK의 경기다.

1~2쿼터, 그리고 3쿼터 초까지만 해도 흐름은 완전히 KCC 쪽이라 생각했다. 경기를 굉장히 잘 풀어갔다. 어려운 순간마다 득점도 나오면서 한때 17점차까지 달아났다.

SK는 뭔가 삐걱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선수들 움직임도 브레이크 이전과는 차이가 있었다. 코트 밸런스, 슛을 던지는 선수들의 밸런스, 패스 타이밍 등이 그랬다. 게다가 나오지 않아도 될 미스까지 범하는 모습을 보면서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3쿼터 중반부터는 흐름이 뒤바뀌었다. SK가 본래 갖고 있던 화력을 뿜으며 결국 역전승(96-91)을 거둔 것이다. SK가 시즌 초반에 보인 농구가 3쿼터 중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경기 감각이 돌아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17점차를 극복한 이 승리는 팀에 엄청난 에너지를 주었을 것이다. 역전승이 갖는 의미는 크다. 선수단 사기도 올라갔을 것이고, 아마 다음 경기에서는 ‘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다’는 서로간의 믿음과 자신감도 보일 것이다.

반대로 KCC 선수단 분위기도 상상이 간다. 나도 현역 때 그런 경기를 해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경기장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 분위기가 얼마나 싸늘할지 상상이 간다. 그런 분위기는 대개 다음날 훈련까지도 이어지곤 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 다음 훈련이나 경기에 영향을 줄 때도 있지만, 반대로 코칭스태프나 선수들 스스로 분위기를 바꾸고자 노력할 것이기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안양 KGC 선수 시절의 일이다. 정확히 어떤 경기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경기를 져서 분위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때 이상범 감독님께서 선수들을 모두 소집했다.

가뜩이나 분위기가 안 좋은데 감독님이 전원을 소집했으니 얼마나 긴장했겠는가. 그런데 갑자기 감독님이 돈 봉투를 꺼내 선수들에게 하나씩 주시는 게 아닌가. 그러면서 한 말씀하셨다.

“경기에서 지고 누구보다 스트레스 받고 있을 사람은 너희들일 텐데, 숙소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스트레스 풀고 와!”

채찍보다는 당근을 선택한 것이다. 감독님의 쏘-쿨한 모습에 선수들은 당황했지만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잽싸게 숙소를 나가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아마 내가 1등으로 나가지 않았나 싶다. (요즘 부상 선수도 발생해 걱정이 많으실 텐데 그래도 건강 잘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범 감독님 파이팅!)

다시 SK-KCC 경기로 돌아오자. 과연 SK는 어떻게 그 많은 점수차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

점수차를 극복하고 역전승을 하는 팀들을 보면 항상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는 선수가 있다.

이 날은 바로 최준용 선수가 그랬다.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 불씨를 살리는 역할을 잘 해냈다. (최준용은 10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결국 그 불씨가 선수단에 불을 지펴 좋은 흐름을 가져온 것이 아닐까 싶다.

 

KBL 팬이 된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즐겨보는 선수가 두 명 있다. 큰 키로 포인트가드까지 소화할 수 있는 최준용 선수, 그리고 정말 거침없이 3점을 쏴대는 전준범 선수다. 난 경기장에서도 두 선수를 보면 팬이라고 종종 이야기했는데, 이 경기에서는 둘 다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경기를 보는 동안 즐거웠다. 더 이상 부상 없이 좋은 경기를 계속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을 쓰다 보니 내가 첫 우승을 했던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생각이 난다. 당시 우리는 3승째에 먼저 도달해 이제 챔피언까지 1승만을 남긴 상황이었다. 선수들은 자신감이 가득했고 몸상태도 굉장히 좋았다. 그런데 6차전은 경기가 잘 안 풀렸다. 4쿼터 초반까지도 15점차 이상 끌려 다녔던 것 같다. 그때 우리는 뭘 해도 안 되는 날이라 생각했다. 반면 동부(현 DB)는 공·수 에너지가 대단해 경기 내내 우리를 밀어붙였다. 실점만 계속되던 어느 때, 나와 함께 뛰던 양희종 선수가 내게 와서 물었다.

“태술아, 뭐해야 돼?”

아마도 내가 포인트가드니까 내게 물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도 답이 없었다.

“나도 몰라. 그냥 하자.”

정말 답이 안 나오는 경기력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튀어나온 것 같았다. 나도 안다. 책임감 없는 말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때는 정말로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우리 팀에 불씨를 살린 선수가 있다. 바로 크리스 다니엘스 선수와 이정현 선수다. 다니엘스의 3점슛과 앤드원 득점, 그리고 이정현 선수의 드라이브인이 성공했다. 이어 이정현 선수는 멋진 수비에 이은 속공 레이업으로 분위기를 살렸다. 이런 플레이가 계속되면서 우리 팀의 화력은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고, 기어이 경기를 뒤집고 우승을 차지했다.

 

두 선수가 피운 그 작은 불씨가 팀 전체를 타시 타오르게 했던 것이다.

사실 경기가 잘 안 풀리면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그럴 때면 심플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기본에 충실하고, 약속했던 플레이를 끝까지 잘 지켜간다면 점수차가 많이 나더라도 극복할 확률이 높아진다.

만약 내게 다시 이런 상황이 온다면, 혹은 누군가 내게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그때는 패턴을 활용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 패턴 플레이는 언제 사용할까

농구에서는 약속된 패턴 플레이를 써야 하는 상황이 있다. 공격이 잘 안 풀릴 때, 특정 선수의 득점을 만들 때, 상대 수비가 바뀌었을 때 등인데 아마도 첫 번째 경우가 가장 많을 것이다. 나는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패턴을 많이 사용한다. 패턴은 이미 훈련을 통해 약속된 움직임이다. 패턴을 익히기까지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이기에 미스가 날 확률이 낮다.

보통 패턴 연습은 7월 하계휴가가 끝난 뒤부터 많이 한다. 빠르면 6월부터 패턴 연습을 하는 경우도 있다. 패턴은 경기 전까지 계속 준비한다. 정말 무한반복을 한다고 보면 된다. 비시즌에는 연습경기를 통해 여러 패턴을 테스트한다. 그 중 가장 맞는 것을 고른 뒤 시즌 중에도 계속한다. 그 패턴이 완전히 숙지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긴 시간을 익힌다 해도 막상 경기에서 틀리는 경우가 종종 나오기 때문에 훈련 중 감독, 코치님께서는 신경이 곤두서 있을 때도 있다. 그만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연습했던 모든 패턴을 가지고 나가는 것은 아니다. 시즌 중 팬들이 보는 패턴은 일부이다. 감독님이 타임아웃을 불러 상황에 맞게 그려주시는데, 대부분 연습경기를 통해 맞춰본 패턴이 바탕이 된다.

사실, 1라운드가 지나면 이미 그 패턴은 ‘옛 것’이 된다. 상대에 의해 다 분석되기에 재사용이 쉽지 않다.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상대가 패턴을 분석하더라도 이를 넘는 방법이 있다. 아무리 패턴을 분석해도 거기서 파생되는 두 번째, 세 번째 찬스까지 완전히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상대가 준비해온 그 이상을 생각하고, 이용해서 득점을 올릴 때의 짜릿함은 포인트가드 입장에서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나는 이랬다. ‘셋’이라는 패턴을 불러서 그 패턴이 성공하면 다음 공격에서도 ‘셋’을 다시 불렀다. 이때는 일부러 더 크게 불렀다. 그러면 수비 입장에서는 당연히 똑같은 패턴이라 생각하고 이전에 골을 먹었던 부분을 대처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이를 역이용해서 두 번째 찬스로 패스를 건네 득점을 올리곤 했다.

내 기억에 3번까지 똑같은 패턴을 부른 적도 있다. 2번 정도 같은 패턴으로 골을 먹은 뒤에도 똑같은 패턴이 나오면 수비도 생각이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3번 모두 성공한 적은 없었지만, 아마 3번째도 성공했다면 난 분명 다음 공격에서도 한 번 더 패턴 셋을 불렀을 것이다.

그때를 생각하니 지금도 피식 웃음이 난다.

◇ 패턴 플레이의 효과

결국 농구는 상대를 속여야 하는 운동이다. 꼭 공을 갖고 있어야만 상대를 속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패턴으로도 상대 심리를 이용해 속일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농구하는 사람들만 아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반대로 경기가 안 풀릴 때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신뢰가 살짝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본인 손으로 경기를 끝내겠다는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홀로 무리하게 플레이할 때가 그렇다. 이런 것이 반복되면 원치 않는 흐름으로 갈 때가 있다.

그럴 때 그 선수를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도 패턴이다. 많이 지고 있다고 무조건 급하게, 빨리 전개하기보다는 하나씩 차근차근 점수를 넣는 것이다. 세상 그 누구도 10점차를 한 번에 뒤집을 수는 없다. 그 기회가 올 때까지 약속된 플레이를 가져가면 한번은 기회가 온다.

나는 점수를 많이 이기고 있을 때도 패턴을 사용했다.

점수를 많이 이기고 있다 보면, 자칫 선수들이 방심하고 다른 생각을 하면서 경기할 때가 종종 있다. 그렇게 몇 번 공격 찬스를 날리고 상대에게 3점 슛을 두어 방 맞다 보면 경기 흐름은 금방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이기고 있더라도 패턴을 사용한다. 선수들이 공도 한 번씩 만져보고, 좋은 찬스에서 모두가 이해하는 슛을 던져야 급한 공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 조급해서 나 한 번, 너 한 번 던지다보면 속공을 얻어맞을 확률도 높아지고, 리바운드를 뺏길 수도 있다. 반대로 우리가 차분히 경기를 풀어가면 쫓아오는 팀도 맥이 풀려서 더 힘을 못 쓰게 된다.

패턴은 득점력이 많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을 때도 유용하다. 삼성 시절, 팀에는 득점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지금은 KCC에서 뛰고 있는 라건아 선수를 비롯해서 김준일(LG), 문태영(은퇴), 임동섭, 마이클 크레익 등 득점에 모두 일가견이 있고 개인 능력도 출중했던 선수들이었다. 그래서 모두에게 원하는 만큼 공을 배분해주기는 쉽지 않았다. 자칫 한 명에게만 공이 몰리면 다른 선수들의 마음이 상할 수도 있다. 그럴 때 패턴을 쓰면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줄 수 있다.

그래서 1쿼터에는 패턴을 많이 사용했다. 우리가 준비했던 공격 전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위에서 패턴을 사용했다. 무리해서 1대1을 해서 슛을 던지기보단 만들어진 패턴으로 공격을 하면 실패하더라도 크게 부담이 없다. 따라서 패턴을 통해 판을 깔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실 슛 한 번 쏘지 못한 채 후반으로 넘어가는 선수들도 경우도 종종 있다. 아무래도 그때는 슛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는 타이밍이기 때문에 되도록 경기에 들어오면 슛을 한 번 이상은 쏠 수 있게 패턴을 이용했다. 그 한 번의 패턴이 어떤 선수의 컨디션을 확 끌러 올릴 수 있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있다. 공, 수를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힘들어하는 선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때는 패턴 중에 그 선수의 움직임이 제일 적은 패턴을 이용해 그 선수가 좀 숨을 고를 수 있게 할 때도 있다. 사실 내가 힘들어서 좀 쉬고 싶어서 패턴을 부른 적도 있다. 하하.

◇ 중요한 것은 응용이다

사실 감독님들에 따라 패턴 플레이를 사용하는 정도는 다른 편이다.

현역 시절 가장 껄끄러운 팀은 현대모비스였다. 패턴 중에 스크린을 걸어주고, 움직이고 다시 스크린을 받는 등 복잡한 패턴이 많아 잠시라도 집중을 못하면 어느새 내 매치업 상대가 슛을 던지고 있었다. 나는 스크린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는 사이에 말이다.

유재학 감독님의 디테일함은 국가대표팀에서 마침내 맛볼 수 있었다. 대표팀 훈련을 해보니 현대모비스 경기에서 왜 내가 허우적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사실 아무리 좋은 패턴이라도 이번 경기에 당했다면 다음 경기에 준비를 해서 나오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 패턴을 쓰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패턴이 좋은 팀이 껄끄러운 것이 아니라, 아무리 단순한 패턴이라도 그 패턴을 잘 체화해서 응용을 잘 하는 팀이 더 껄끄러운 것 같다.현대모비스가 그런 팀이었다.

반면 이상범 감독님께서는 패턴 플레이를 그리 좋아하시지 않으셨다. 큰 틀만 만들어 주시고 그 안에서 선수들이 그것을 잘 활용해 경기를 풀어나가기를 바라셨다. 나 역시 그 틀에서 경기를 운영해야 했기 때문에 더 많은 공부를 하면서 농구가 많이 늘었던 것 같다. 패턴 역시도 굉장히 심플하게 만드셨다. 그래서 선수들이 계속해서 그 패턴을 가지고 이야기 하고 응용하면서 경기를 풀어 나갔다.

2012-2013시즌으로 기억한다. 고양 오리온스와의 경기 4쿼터 후반쯤 감독님께서 작전타임을 부르시더니 ‘A’라는 패턴을 지시하셨다. (이 공격은 여러 찬스를 보고 마지막에 나와 4번이 픽앤롤을 시도하는 패턴이었다. 그 당시 4번 포지션에 있던 선수는 정휘량 선수였다.)

그리고 코트로 들어가는 순간, 지금은 연세대 감독님으로 계시는 은희석 선배님께서 내게 다가와서 말씀하셨다.

“지금 이 패턴은 경기 중에 많이 썼기 때문에 수비가 골밑쪽으로 많이 몰릴 거야. 그러니 휘량이한테 스크린 건 뒤에 빠지지 말고 나와서 3점 찬스를 보라고 해.”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던 나는 공을 정휘량 선수에게 전달했고, 결과적으로 그 3점슛이 들어갔다. 우리는 그 경기를 이겼다. 그 한 번의 응용된 플레이가 1승을 추가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은희석 감독님께서는 지금 지도자로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패턴을 잘 이해하고, 응용하는 연습을 많이 하신 덕분에 선수들에게도 많은 것을 알려주신 것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본다. (늘 지금처럼 승승장구하시길 응원한다!)

결국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아무리 좋은 패턴이라 하더라도 수비가 미리 준비하고 길을 막아서고 있으면서 득점으로 연결하기 힘들다. 하지만 즉흥적으로 그 패턴을 잘 응용하면 굉장히 상대방이 막기 껄끄러운 팀이 된다.

패턴을 볼 때는 그 패턴의 목적이 무엇인지 파악을 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타이밍에 선수들이 움직이는지 보는 게 많이 도움이 된다. 결국 패턴의 목적은 약속된 움직임을 통해 득점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과정을 계속해서 돌려보면서 어떤 타이밍에 스크린을 걸고, 어떤 타이밍에 패스가 들어가는지를 보면 패턴을 이해하고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부분을 동호회에서 쓰기는 사실 쉽지가 않다. 프로선수들처럼 매일 모여서 연습을 하는 것도 아니니 아무래도 기본기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공격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코트밸런스다.

TV 중계를 보시면서 “코트를 넓게 써!”라는 감독님들 혹은 해설위원 말을 종종 들었을 것이다. 작은 코트에서, 그것도 하프코트에만 10명이 들어가 있으면 코트가 작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코트에는 생각보다 공간이 많다. 대신 공격자간의 간격이 좁으면 좁을수록 수비는 편해진다. 따라서 공격자가 넓게 서서 플레이를 하면 생각보다 공간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선수들도 연습할 때 코트밸런스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플레이하지만, 막상 경기 중에는 좁은 공간에 공격자 2~3명이 엉켜 있을 때도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득점 확률은 떨어지게 된다. 코트밸런스 잡는 연습을 많이 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선수 출신이 아닌 동호인들이 이런 부분을 느껴가면서 경기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쉽게 하나만 얘기하자면, 내가 공을 잡고 있을 때 스크린을 걸어주러 오는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가 멀리 있어야 하는데 내 눈앞에 가까이, 잘 보인다 느껴지면 그때는 밸런스가 좁아진 상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럴 때는 바로 공격하는 것보다 드리블을 뒤로 두 걸음 치고 나와서 다시 정비한 뒤 공격을 하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농구는 참 생각할 것이 많고, 즉흥적으로 빠르게 판단해야 하는 운동이라 참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농구를 글로 풀어내기가 참 쉽지가 않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쉽게 얘기 하도록 노력해보겠다.

점점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바람이 창문을 부술 듯 매섭게 불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을 포함, 농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 항상 건강유의 하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12월 되세요!

 

김태술 / 전 프로농구 선수, 현 어쩌다벤저스 멤버

 

자료출처 : 네이버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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