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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중] 여기는 이제 도전의 계절입니다

--이현중 농구

by econo0706 2022. 9. 1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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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4. 07

 

안녕하세요, 여러분. 데이빗슨 대학교의 이현중입니다.

 

2주간 잘 지내셨나요?

저는 진로 결정을 앞두고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더 이상 시즌 일정은 없지만, 학사 일정이 남아있고, 선수로서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간간이 스트레스를 풀 겸 팀 동료들과 식사도 나누면서 말이죠. 

오늘은 근황을 중심으로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제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미리 감사 인사부터 전하고 싶습니다! 

 

◇ 의리보다는 도전 

얼마 전 루카 브라이코비치 선수가 NBA 드래프트 참가 신청을 했어요. NBA 지명 여부를 떠나 서머리그까지는 도전할 거 같고, 안 되면 유럽리그에 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이 친구는 오스트리아 출신이거든요. 이제는 직업을 갖기 위해 나서는 시기가 온 것이죠. 

지난 시즌까지 저와 함께 뛰었던 캘런 그레이디 기억 하시나요? 켄터키 대학으로 전학을 갔던 친구죠. 예전에는 저와 가장 장난도 많이 치고 잘 맞는 친구 중 하나였어요.

그 친구가 최근에 학교에 놀러 와서 같이 저녁 식사를 했어요. 그레이디 선수도 NBA 도전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에이전시를 이미 고용한 것 같더라고요.

▲ NBA 드래프트 참가신청을 한 루카 브라이코비치 선수

마이클 존스 선수는 전학을 준비 중이라고 해요. 이 친구도 저와 장난을 많이 치고 어울리는 선수인데요. 정말 신기한 선수예요. 수비를 잘 하는 윙 자원인데 머리도 엄청 똑똑해요. 경제학과 수학을 이중전공하고 있는데 일반 학생들 이상으로 잘 해요. 제가 듣기로는 보스턴 셀틱스의 제일런 브라운도 대학 시절 학점이 엄청 좋았다고 들었어요. 존스 선수의 경우 전공 때문에 전학을 고려 중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미국 대학 선수들은 대비가 잘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농구로 잘 안 됐을 경우, 자신이 뭘 해야 할지 잘 아는 것 같았죠. 

제 이야기도 해볼게요. 아마도 저의 진로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아직 아무 일정도 정해진 것이 없어요. 그래서 뭔가 인터뷰도 조심스러운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씀을 드리자면 올해 NBA 드래프트에는 도전하고 싶어요. 부모님도 저와 같은 의지를 갖고 계시고요. 나가서 농구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말이죠. 부모님께는 제가 어떤 선택을 하든 지지하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한 부분입니다.

NBA 도전을 희망하는 언더클래스 맨(underclass man)들은 리그 사무국에 양식을 보내면 피드백을 준다고 해요. 피드백에는 이 선수가 NBA 드래프트에서 몇 라운드에 지명될 거 같은 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제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거죠. 지금은 그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어요. 늦어도 다음주면 대략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떨리진 않아요.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일 자신이 있습니다.

귀국 일정을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한국에 무척 가고 싶어요. 하지만 일단은 안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귀국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되는? 그런 결과를 내고 싶어요.

그동안 데이빗슨 대학과는 2번 미팅을 가졌어요. 밥 맥킬롭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님께서는 4학년 시즌을 뛰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주셨어요. 

하지만 제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누군가와의 관계에 의해 좌우되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도 의리가 있지’하고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깊이 생각하고 저에게 맞는 판단을 내리려고요.

최근에는 학교에서 열리는 파티에도 나갔는데, 모르는 학생들이 와서 “같이 사진 찍어줄 수 있어?”라고 물어보더라고요. 랜덤으로 사진도 같이 많이 찍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들이 신기했어요. 다들 제게 “내년에도 돌아올 거지?” “돌아오면 어때?”라고 물어봐 주세요. 그럴 때면 ‘아, 정말로 나를 아껴주셨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재밌기도 하고, 부담도 되고 앞으로도 견뎌내야 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 요즘 눈여겨보는 선수는 

틈틈이 NBA도 보고 있어요. 최근에는 저와 비슷한 신체조건, 비슷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챙겨보고 있어요. 어떻게 살아남는지 공부를 하면서 보는 거죠. 그러다 보니 종종 강의를 듣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제가 눈 여겨 보는 선수는 마이애미 히트의 맥스 스트러스 선수입니다.

이 선수는 드폴 대학 출신으로 198cm인데, 2019년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는 못했어요. 제가 작년에 처음 봤을 때는 3점슛 8개를 던져 하나도 못 넣었어요. 속으로 저렇게 안 들어가면 많이 힘들겠다는 생각도 했었죠. 

▲ 요즘 챙겨보는 선수, 마이애미 히트 맥스 스트러스 선수

그런데 지난해 서머리그인가, 어느 경기에서 혼자 에이스처럼 30점씩 넣는 등 부쩍 눈에 띄는 활약을 하더라고요. 덕분에 어느새 계약도 따내고 한 자리를 차지하더군요. 최근에는 던컨 로빈슨 선수보다도 많이 뛸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다 보니 그 선수에 대해 리스펙트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다른 한편으로 저도 정말 열심히 노력하면 스트러스 선수처럼 될 수 있을까 하는 희망도 품게 되었죠.

브루클린 네츠의 케슬러 에드워즈(201cm) 선수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선수는 지난 드래프트에서 44순위로 지명되었죠. 수비도 잘하고 3점슛도 잘 던지는 선수입니다.

이런 선수들을 보면서 저도 동기부여가 되고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최고의 롤 모델, 클레이 탐슨

아참, 클레이 탐슨 선수도 빼놓을 수 없을 거 같아요. 언론에서 지적하는 대로 탐슨 선수는 부상 후 오랜 공백 탓인지 조금 조급한 것도 있고 그러다 보니 무리한 셀렉션을 가져가는 것 같기도 해요. 여전히 훌륭한 슈터이지만 드리블을 예전보다 많이 가져가서 터프샷도 늘어난 것 같고요. 하지만 조던 풀도 올라오고 있고, 스테픈 커리 선수가 돌아오면 다시 명성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워낙 팀에 잘 녹아 드는 선수잖아요!

 

◇ 친구들, 형들 모두 다치지 말고 힘내세요!

틈날 때 얼마 전에 개막한 한국 대학농구 리그도 보고 있어요. 주로 제 친구들 경기를 위주로 챙겨보고 있어요. 이주영과 문가온(중앙대), 박민채(경희대), 서문세찬(한양대), 최승빈(건국대), 문정현(고려대) 등…. 예전에 삼일이나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뛴 친구들 위주죠. 다들 잘 해서 프로에 갔으면 좋겠습니다. 

여준석 선수(고려대)는 어른이 중학교 무대에서 뛰는 것 같았어요. 

워낙 워크 애씩(work ethic)이 잘 갖춰진 선수라 갈수록 성장할 거라 생각해요. 저는 언젠가 이 선수가 자신보다 비교도 안 될 만큼 잘하는 선수들과 마주하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정말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인 만큼, 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KBL도 플레이오프가 시작 되잖아요. (이)대성이 형, (최)준용이 형 등 늘 저를 응원해주시는 형들이 플레이오프에서도 선전하면 좋겠습니다. 워낙 대단하신 선수들이니 부상 없이 자신들이 원하는 바 (둘 다 우승이겠지만)를 이루셨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목표도 꼭 이루시고요! 

 

◇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 

시즌이 끝난 뒤에는 어떤 훈련을 하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아요.

저는 동료들끼리 픽업 게임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여러 동작을 훈련 중입니다. 슛 거리를 더 늘리는 노력도 하고 있어요. 딥 쓰리(deep three)같이, 슛 거리가 길어질수록 수비가 더 막기 까다로울 것 같았습니다. 

포스트업 무브도 연마 중이에요. 개인적으로 자세를 더 낮춘 상황에서 빠른 동작을 취하는 게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김효범 선생님, 강성우 박사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반복 중이죠.

이현중에게 '이 정도면 되겠다'는 없다

 

이 기술들이 언제쯤 ‘내 것’이 될 것인지는 알 수 없어요. ‘이 정도면 되겠다’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자기가 무기를 갖고 싶다면, 농구선수 커리어가 끝날 때까지 그 무브가 더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연마해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스텝백을 사용할 때, 그냥 스텝백을 시도하는 게 아니라 뻣뻣한 부분을 고쳐가는 과정도 병행해야 하는 것처럼요. 그 동작이 나올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것인데, 강성우 박사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 만남과 헤어짐 

학교에서는 이번 주부터 포지션별 운동을 시작했어요. 이 훈련에 안 나오는 친구들은 이제 전학을 간다거나, 팀을 떠난다는 의미가 되겠죠.

앞서 말씀 드렸듯, 마이클 존스는 전학을 간다고 해요. 그래서 둘이 따로 저녁을 먹었는데, NBA에 대한 생각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전공도 그렇고, 농구선수로도 빅 스쿨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말해줬어요. 넬슨 보치-이덤 선수도 저와 참 잘 맞았던 동료인데 전학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매 시즌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고 있는 것 같아요. 삼일상고를 떠나올 때 친구, 동료들과 헤어지고…. 호주 NBA 아카데미에서도 그렇고요. 누군가 들어오고 나가고, 또 저도 들어왔다 나가고…. 이런 반복된 만남과 헤어짐이 처음에는 슬프고 그랬어요. 하지만 이제는 슬픔보다는 응원해주는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각자의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니까요. 

다들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니까, 서로 슬픔은 뒤로 하고 기뻐해주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는 것이니까요.

저도 꿈을 향해 계속 나아가려고 해요. 어떤 도전이든 제 선택이니 떨리지 않아요.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이 지켜봐 주세요!

 

이현중 / 미 데이빗슨 대 농구선스

 

자료츨처 : 네이버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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