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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히터] 신생구단 kt 배려해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순서 양보

--성일만 야구

by econo0706 2022. 9. 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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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6. 30.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의 선수 시절 별명은 '젊은 대장'이었다. 나가시마, 왕정치(오 사다하루) 같은 대스타들이 은퇴한 후 20대 초반부터 간판선수로 팀을 이끌었다. '젊은 대장'은 요미우리에서만 15년간 현역으로 뛰었다.

하라는 2002년 요미우리 감독에 부임했다. 팀을 맡은 첫해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듬해 구단 사장과의 불화로 팀을 떠났다. 2005년 말 다시 요미우리의 부름을 받았다. 하라 감독은 조건 하나를 내걸었다. "기요하라를 내보내 달라."

기요하라는 팀의 고참 선수였다. 카리스마가 워낙 강해 모두들 기요하라의 눈치를 보았다. 기요하라가 있는 한 감독의 위상은 제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결국 요미우리는 기요하라를 내보냈다. 기요하라는 오릭스로 갔다. 대신 오릭스의 이승엽이 요미우리 1루수 자리로 옮겨 왔다. 기요하라를 내쫓은 하라 감독은 2006년부터 장기집권을 해오고 있다.

기요하라는 두 차례 요미우리로부터 내침을 당했다. 첫번째는 그 유명한 1985년 드래프트 사건. 오사카의 야구 명문 PL 학원의 간판타자였던 기요하라는 요미우리 입단을 원하고 있었다. 요미우리도 기요하라에게 줄곧 러브콜을 보냈다.

같은 팀의 투수이자 절친 구와다는 와세다 대학 진학을 선언했다. 드래프트 당일 모두의 관심은 기요하라에게 쏠려 있었다. 고시엔 최고 스타 기요하라가 어느 팀으로 가느냐. 그런데 뜻밖의 대반전이 일어났다. 이튿날 스포츠지 1면을 장식한 이름은 기요하라가 아닌 구와다였다.

요미우리는 기요하라를 외면했다. 요미우리가 적어낸 이름은 구와다였다. 구와다는 대학 입학을 위해 오사카에서 도쿄로 가던 중 신칸센에서 내렸다. 그리고 요미우리 입단을 발표했다. 와세다 진학 희망 운운은 트릭이었다. 요미우리와 구와다가 짜고서 다른 구단들을 속였다. 모두의 관심을 기요하라에게 쏠리게 한 다음 기습적으로 입단을 발표했다.

이 영화 같은 반전은 연일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일본의 프로야구 드래프트는 그만큼 야구팬들의 관심을 끈다. 1차 지명 선수들은 이미 대단한 스타들이다. 고시엔을 통해 프로야구 선수 못지않은 지명도를 갖고 있다.

 

▲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된 각 구단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머니투데이


2016 한국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가 지난 6월 29일 실시됐다. 야구경기가 없는 월요일을 택했는데도 불구하고 관심은 미미했다. 일본 프로야구 드래프트의 경우 '어느 팀이 누구를 데려갔다' 보다 '누가 어느 팀으로 갔다'가 더 큰 관심거리다. 오히려 선수의 이름에 방점이 찍힌다. 단지 고교야구 선수가 아니라 스타이기 때문이다.

2016 프로야구 드래프트는 선수보다 NC 김경문 감독의 통 큰 양보로 더 주목받았다. 이날 NC와 막내구단 kt를 제외한 8개 구단이 1차 지명 선수를 발표했다. NC와 kt는 오는 6일 발표한다. 이들 두 구단은 나머지 선수 가운데 지역과 관계없이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 추첨으로 우선 순서를 가려야한다. 김경문 NC 감독이 선뜻 kt에게 순서를 양보했다. 신생구단에 대한 배려다. 확실히 정치보단 스포츠가 낫다.

 

성일만 기자 texan509@fnnews.com

 

자료출처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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