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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 마뚜루] '하일성표' 선수 살리기

--홍윤표 야구

by econo0706 2022. 9. 1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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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08. 17

 

국내 최고 인기종목을 자처하고 있는 프로야구 관중이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7월 말 현재 유료관중수는 187만 7766명으로 2005시즌 같은 기간(231만 5846명)에 비해 19%나 감소했다.

1강(삼성) 5중(현대, 한화, 기아, 두산, SK) 2약(LG, 롯데)으로 형성된 올해 프로야구 판도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치열한 순위다툼을 전개, 흥미거리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관중 감소 추세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관중 감소의 요인은 물론 복합적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진형 홍보팀장은 “날씨나 독일월드컵 등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지 않는다. 가장 큰 요인은 서울과 부산을 주축으로한 팀(LG, 롯데)의 성적부진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일선 감독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김인식(59) 한화 이글스 감독은 한마디로 잘라서 “스타 부재”를 들고 있다. 프로 종목의 흥행이 기본적으로 스타 위주로 펼쳐지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김 감독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김 감독의 풀이에 대해 현대 유니콘스 김재박(52) 감독이나 기아 타이거즈의 서정환(51) 감독도 동조하고 있다. 김재박 감독은 “KBO와 구단들이 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해야한다. 돈을 쓰는 만큼 관중들을 모으면 되는 것이 아니냐”며홍보강화를 주문했다.

류현진(한화) 같은 특출난 신인 투수가 등장, 시선을 모으고 있지만 관중을 열광시킬 수 있는 두드러진 타자들이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 ‘스타 부재론’의 핵심이다. 양준혁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이종범(기아)을 비롯한 심정수(삼성), 김동주(두산) 등 팬의 굄을 받아온 선수들이 노쇠하거나 부상 등을 이유로 현장을 떠난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눈에 확 띌만한 신기록 생산이 없고, 전반적으로 기록이 하향 평준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야구가 기록경기임을 감안 할 때 이같은 기록 작성의 저조는 팬의 외면을 재촉한 측면이 있다.

선동렬(43)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이승엽 경기의 생중계 영향도 분명히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이기는 야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승리가 관중 유인의 지름길이라는 논리다.

큰 맥락에서는 대체로 일선 지도자들이 견해를 같이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한국 프로야구 행정을 총괄하고 있는 KBO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가.

실무를 총책임지고 있는 하일성(57) 사무총장은 점진적 개혁을 근간으로, 하부구조부터 바꾸어 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30년이 넘는 해설로 현장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경기인 출신’으로서 우선 선수 살리기에 주안점을 두고 산적한 현안을 헤쳐나가고 있다.

 

▲ 하일성 KBO 사무총장 / 노컷뉴스


가장 비근한 예가 8월16일에 실시된 프로야구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해외파 권윤민 살리기였다. 8월15일로 취임 100일을 지난 하 총장이 일부 구단의 반대를 무릅쓰고 권윤민을 드래프트에 내보낸 것은 한국 프로야구의 외연을 넓히는 방편으로 해외파에 대한 문호개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단 ‘원칙은 지키되 행정의 유연성을 갖고 대처해나가겠다’는 것이 하 총장의 생각이다. ‘권윤민 문제’와 관련, 구단들은 ‘두 얼굴’의 행태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기아는 권윤민이 드래프트에 나오는 것에 대해 앞장서서 반대한 구단이었지만 정작 지명회의 석상에서 그를 5순위로 지명했다.

하 총장은 또 부임한 후 상벌위원회 운영도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방송해설을 하면서도 10여년간 KBO 상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한 하 총장은 “선수들에게는 출장정지 보다도 벌금형이 더 무서운 징계이다. 또 무작정 스타 선수들을 경기에 출장시키지 않는 것도 팬서비스 측면에서는 좋지 않다”며 달라진 상벌위원회 운영 방침을 설명했다.

하 총장은 지난 7월초 있었던 현대와 한화의 빈볼 사태로 상벌위원회를 열었을 때 ‘모범적인 선수생활’을 감안했다며 현대 김동수, 한화 송진우와 안영명에게 출장정지 대신 벌금형을 결정, 일부의 비판을 사기도 했지만 출장정지 보다는 벌금형이 더 가혹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 후에 터진 롯데 호세와 SK 신승현의 빈볼 사건도 출장정지 대신 벌금형으로 결론을 낸 바 있다.

하 총장은 “송진우나 김동수는 그래도 억대 연봉 선수들이어서 벌금 200만 원이 큰 돈이 아닐 수 있다. 안영명이나 신승현처럼 소액연봉이 선수들에게는 적지 않은 액수이다. 일부 구단에서는 상조회 등에서 벌금을 대납하기도 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 때문에 자신들의 기금이 줄어드는 것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면서 출장정지의 징계보다 벌금형이 선수들에게는 더 무섭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하 총장은 명분을 잃지 않으면서 실리를 챙기는 행정으로 야구계 현안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다. ‘실리와 명분’을 어떻게 슬기롭게 조화시켜 나가느냐가 하 총장의 앞에 놓인 명제다.

 

홍윤표 기자 chuam@0sen.co.kr

 

자료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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