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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 마뚜루] 지독한 신인왕 징크스

--홍윤표 야구

by econo0706 2022. 9. 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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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06.

 

한국 프로야구사에서 아직 백지상태로 남아 있는 부분은?.

우선 눈에 띄는 것이 퍼펙트게임(완전경기)이다. 일생에 한 번 기록하기도 어렵다는 노히트노런이나 사이클링히트는 각각 10번(정규시즌)과 12번 기록됐지만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아직 단 한 차례도 완전경기 를 성사시킨 투수는 없다.

그 다음에 안보이는 기록이 바로 신인왕을 거쳐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역사가 오래된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는 신인왕 출신 MVP가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재일동포 장훈은 1959년 도에이 플라이어스 입단하던 해 퍼시픽리그 신인왕에 올랐고 3년 뒤인 1962년 리그 MVP로 뽑혔다.

신인왕의 MVP 징크스.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1983년(당시 OB 박종훈)부터 2005년까지 신인왕 등록자는 모두 23명이었다. 이순철(1985년. 해태) 이정훈(1987년. 빙그레) 김동수(1990년. LG) 양준혁(1993년. 삼성) 박재홍(1996년. 현대) 이병규(1997년. LG) 등 유명 선수들이 신인왕에 오르는 데는 성공했으나 아직 MVP 트로피를 손에 넣지 못했다.

1996년에 박재홍은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쥘 유력한 후보였으나 결국 MVP는 구대성(한화)의 몫으로 돌아갔다.

신인왕 출신이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적은 두 차례 있었다. 2002년 신인왕인 조용준(현대)은 2004년 현대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설 때 철벽 ‘뒷문지기’ 노릇을 해내면서 시리즈 MVP에 뽑혔다. 삼성의 돌부처 마무리 오승환도 2005년 신인왕에 이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 자리를 차지했다.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MVP 경험자 두 명이 나란히 마무리 투수 출신이라는 것이 공교롭다.

11월 2일에 열렸던 2006 MVP 투표에서 한화의 새내기 류현진(19)이 사상 처음으로 신인왕과 MVP를 ‘동시석권’하는 쾌거를 이루어냈지만 신인왕에 오른 다음에 MVP로 등극한, 이를 테면 ‘사다리 수상자’는 한국 프로야구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신인왕을 거쳐 MVP에 오르는 길이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일'보다 더 험난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어떤 면에서는 신인왕의 수상 기회는 생애 단 한 번뿐이어서 MVP 수상보다 더 어려운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MVP는 선수생활을 지속한다면 언젠가는 수상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신인왕 수상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신인왕에 이어 MVP로 탄생하는 ‘행복한 선수’는 지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겠다.

 

▲ 류현진이 2006년 KBO프로여구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한 모습  / 스포츠조선DB


신인왕의 2년생 징크스.

역대 신인왕 가운데 수상 이듬해에 성적이 더 나아진 선수는 거의 없다. 2000년 신인왕인 이승호(SK)와 2005년 오승환 두 명만이 성적이 향상된 선수로 꼽을 수 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한결같이 신인왕 수상 후 성적이 미끄럼을 탔다. ‘신인왕의 2년생 징크스’로 불러야 할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로 투수 가운데 윤석환(12승25세이브→5승6세이브) 박정현(19승→13승) 염종석(17승→10승) 조용준(9승28세이브, 평균자책점 1.90→2승26세이브, 3.52)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2003년 이동학(8승3패→1패) 2004년 오재영(이상 현대. 10승9패→1승11패)은 성적 비교 자체가 무리일 정도로 곤두박질쳤다.

타자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양준혁(타율 .341, 23홈런, 90타점→.300, 19홈런, 87타점)과 박재홍(.295, 30홈런, 108타점→.326, 27홈런, 69타점) 등은 그런 대로 제 실력을 발휘했으나 이순철(.304→.257) 김동수(.290→.196) 이병규(.305→.279) 김태균(한화, .335→.255) 등이 모조리 2년생 징크스에 시달렸다.

역대 신인왕 수상자 중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는 류현진 포함 모두 13명. 이들 가운데 누가 먼저 징크스를 깨고 정규시즌 MVP 자리에 오를지 지켜볼 일이다.

징크스는 여전히 살아 있다.

 

홍윤표 기자 chuam@osen.co.kr

 

자료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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