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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 마뚜루] '코끼리' 김응룡 사장, 야구협 회장론의 전말

--홍윤표 야구

by econo0706 2022. 9. 2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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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06. 13

 

“하라면 하는거지 뭐”.

‘코끼리’김응룡(67) 삼성 라이온즈 사장은 항간에 떠돌고 있는 대한야구협회 회장 추천 분위기와 관련, 농담삼아 이렇게 받아들였다.

대한야구협회 이내흔 회장이 지난 11일 사퇴한 이후 후임 회장 인선을 놓고 야구계 안팎에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일각에서 일고 있는 김 사장의 회장 추대에 따른 일차적인 반응이다.

현직 프로야구단 사장을 아마추어 수장으로 거론하는 까닭은 프로-아마의 특수한 관계, 엄밀히 말하자면 종속적인 관계를 고려한다면 야구인들의 상징적인 존재인데다 프로구단의 CEO인 김응룡 사장이 여러모로 효용성이 있다는 관측일 것이다.

정작 당사자인 김 사장은 이같은 분위기가 그리 싫지 않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나야 하고싶어도 (프로구단) 현직 사장인데…”라며 손사래를 쳤다. 짚어보자면, ‘불감청이언정 고소원(不敢請固所願=감히 바랄 수는 없으나 바라던 바)’이라는 뉘앙스가 풍긴다.

하지만, 김 사장의 말대로 그의 운신은 자유롭지 못하다. 현직 프로구단 사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에는 여러가지 인과관계가 얽혀 있고 더군다나 시즌 중이어서 선택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그렇다하더라도 김 사장은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을 배경으로 깔고 있는데다 프로구단 감독을 거쳐 구단 최고경영자의 위치에 있는, 현장과 행정 경험을 두루 지닌 유일한 존재라는 점에서 ‘희망 섞인’관측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삼성 라이온즈 사장을 지낸 신필렬 삼성전자 사장이 대한육상연맹 회장, 탁구인 출신인 박성인 삼성전자 고문이 대한빙상연맹 회장, 삼성 라이온즈 사장을 지낸 안덕기 전 구단주 대행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승마협회 명예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임), 삼성 그룹 상용여행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세중여행사 천신일 회장이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을 맡아 삼성그룹의 ‘원격지원’을 받고 있다.

삼성 그룹 차원에서 여러 체육단체를 후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만약 김응룡 사장이 야구협회 회장을 맡을 경우 전폭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김응룡 회장설’이 그럴싸하게 유포되고 있다.

 

▲ 김응룡 삼성 라이온스 사장


그러나 실제로는 깅응룡 사장의 야구협 회장설은 ‘낭설’에 불과하다는 것이 정설인 듯하다. 여건이 맞지않다.

대한야구협회는 매년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10억 원의 지원금으로 단체를 꾸려가고 있다. 야구협회는 프로측인 KBO의 직간접적인 도움이 없다면, 조직을 운영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유소년육성지원과 상무와 경찰청 팀운영비보조, 팀 창단지원 외에도 프로에서 신인 선수를 지명할 경우 해당 학교에 5%의 장비지원을 하는 등 매사가 프로와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 대한야구협회가 사실상 프로측의 위탁경영이라는 시각이 틀리지 않는 이유이다.

프로측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는 대한야구협회 회장의 선임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대한야구협회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이내흔 회장의 사퇴를 수락하는 한편 오는 26일 대의원총회를 열어 후임 회장을 인선할 예정이다.

인선 일정은 잡혔지만 아직 후임회장직은 오리무중이다. 야구협회 주변에서는 몇몇 사람이 회장 물망에 올라 있지만, 결국 프로측과의 조율이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BO는 올해 모처럼 야구붐이 되살아나고 있는 마당에 가급적이면 프로측과 교류가 원활하고 소통이 잘 될 수 있는 인물을 선호하고 있다.

대한야구협회는 현재 현안이 산적해 있다. 수십년 동안 ‘개혁’이 이루어지지 못해 대대적인 ‘정화’가 시급하다는 게 뜻있는 야구인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집행부가 구태를 벗지못하고 고질적인 자리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데다 몇몇 대의원들이 뒷전에서 입김을 불어넣으며 협회 조직을 쥐고 흔들며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고, 정실판정, 입시비리가 아직도 판을 치고 있다.

의욕적으로 아마야구를 부흥시키려했던 정몽윤 현대해상화재 회장도 결국 이같은 행태에 넌덜머리를 내고 회장직을 사퇴한 일도 있다.

오죽했으면 지난 대통령배고교야구 때는 대회 후 으레적으로 해왔던 우수심판상 수상자 선정을 대회 조직위원회가 아예 빼버릴 정도로 편파판정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준우승을 했던 서울고는 편파판정에 항의하는 뜻에서 시상식을 보이콧하려다 관계자들의 설득으로 마지못해 참가했다는 후문도 있었다.

한 중견 야구인은 “누가 되든지 간에 새 야구협회 회장은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돼야한다. 아마야구의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가고 몇몇 대의원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을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쾌도참난마(快刀斬亂麻)’, 난마처럼 얽혀 있는 아마야구계를 명쾌하게 풀어나갈 사람은 누구인가.

 

홍윤표 기자 chuam@osen.co.kr

 

자료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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