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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수첩] '혼돈의 시대' 슈틸리케의 매니지먼트를 기대한다

--김현기 축구

by econo0706 2022. 9. 27.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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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3. 16. 

 

슈틸리케호 새 화두는 ‘유럽파 팀에서 뛰어라’.

이는 지난해 11월18일 스포츠서울이 2015년 축구대표팀 항해를 결산하면서 내놓은 기사의 제목이다. 16승3무1패, 승률 80%, 아시안컵 준우승, 동아시안컵 우승 등 축구대표팀은 지난해 최고의 1년을 보냈으나 불안한 신호를 막 쏘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슈틸리케호 골격을 이루고 있는 유럽파들 출전 문제였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지난해 전체적으로 안정된 활약을 선보였다. 2014~2015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비롯해 손흥민(토트넘) 박주호(도르트문트) 김진수(호펜하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이 주전으로 뛰며 실전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4달 전 문제제기는 어느 정도 현실이 되고 있고, ‘슈틸리케호’는 올해 들어 다소 어수선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중이다. 이는 감독에 관한 문제는 아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지금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나 한국축구 전체적인 그림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우려한대로 유럽파 경기 감각이 문제 중심에 섰다.

소속팀에서 바라보는 태극전사들 시선이 달라졌다. 손흥민을 필두로 약속이나 한 듯 줄줄이 벤치에 앉거나 아예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 현재 1부리그 선수중에서 일정 시간 출전을 확보한 선수를 꼽으라면 아우크스부르크에 나란히 소속된 구자철과 홍정호, 그리고 포르투 공격수 석현준 정도만 들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올림픽대표팀 와일드카드 변수도 출몰했다. 한국축구 특성상 올림픽 본선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손흥민 등 와일드카드로 뽑힐 국가대표 주력 멤버 3명이 국가대표와 올림픽대표를 병행하기엔 무리가 따르고 시대적 요구와도 맞지 않다. 슈틸리케호는 3월에 두 차례, 6월에 두 차례 A매치를 치르고 리우 올림픽 본선 직후인 9월부터 2016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돌입한다.

 

▲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해 11월 미얀마전에 앞서 이재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제공=대한축구협회


“한 번은 위기가 온다. 이를 잘 넘어야 롱런할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을 보는 축구계 내부에서 많이 드러내고 있는 시각이다. 실제로 한국축구는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치르면서 최종예선이든 2~3차 예선이든 1~2번씩 고비를 맞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선 최종예선 1차전 북한전을 1-1로 비겨 허정무 당시 대표팀 감독 입지가 흔들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선 레바논 원정 패배(조광래호), 레바논 원정 무승부(최강희호) 등으로 어려운 고비를 맞았다. 하지만 분위기 쇄신이나 감독 교체 등으로 파고를 잘 넘었고, 본선에 갔다.

어쩌면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짓고 다소 편한 마음으로 두 차례 A매치에 나설 법한 지금이 슈틸리케 감독에겐 고비로 볼 수도 있다. 주목할 것은 슈틸리케 감독 리더십이나 축구적인 능력은 흔들리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많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주축 멤버 중 상당수 감각이 떨어졌고, 그나마 리우 올림픽 본선 등으로 100% 전력을 차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9월부터 열리는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이전과 달리 톱시드 배정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주변의 여러 악재 속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내놓을 타개책이 어떤 것일 지 궁금하게 됐다. 사실 지난해 최고의 승률은 약한 팀들에게 얻은 것이어서 큰 의미는 없다고 볼 수 있다. 라오스나 미얀마는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예선 때만 해도 한국과 아예 만날 수 없는 팀들이었다. 그래서 순탄했던 2015년은 잊어야 하고, 앞으로 6개월을 잘 준비해야 한다.

러시아로 가는 문을 넓힐 슈틸리케 감독의 ‘매니지먼트’를 기대한다.

축구팀장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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