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07
"딸이 3살인데, 아빠랑 떨어질 때 그 표정이 진짜…"
딸에게도 '잠시만 이별'을 고했다. 오로지 야구에만 집중한 1년이었다.
그 사이 방출 테스트를 받던 선수에서 주전 유격수로 입지가 업그레이드됐다. 작년 이맘때에 비하면 푸근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 박승욱의 5월 NC 다이노스전 끝내기 안타 세리머니. /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박승욱(30)은 2022시즌에 대해 "아쉬운 점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자신감을 얻은 1년"이라고 돌아봤다.
SK 와이번스 시절엔 주전 유격수 후보를 다퉜다. 하지만 어깨 부상 이후 KT 위즈로 팀을 옮겼고, '유격수 불가' 판정에 이어 방출까지 당했다. 어렵게 잡은 테스트 기회를 통해 롯데에 새 둥지를 틀었고, 주전 자리를 꿰차며 '해피엔딩'이 됐다.
박승욱은 "진짜 딱 이맘 때였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롯데에서 유격수를 다시 시작했다는게 큰 의미가 있다. 올 한해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됐다. (SK 시절)힐만 감독님이 많은 기회를 주셨는데, 부상 때문에 들락날락하면서 내가 놓쳤다"면서 "힘든 시간이 길었는데, 풀타임 한 시즌을 보냈다는 것 자체로도 만족한다"고 돌아봤다.
▲ 롯데 박승욱. / 스포츠조선DB
갑자기 몸담게 된 롯데에는 친한 선수도 없었다. 그나마 전준우와 안치홍이 잘 챙겨줬다고.
생각처럼 잘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시범경기 타격왕을 차지했지만, 그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박승욱은 "시범경기 때 너무 좋길래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나도 불안했다. 불안감이 현실이 됐다"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1년 내내 이학주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지금 유격수는 롯데의 '약점'이자 올겨울 FA 영입이 필요한 포지션으로 거론되고 있다. 타율 2할2푼7리, OPS(출루율+장타율) 0.590의 타격 스탯으로 내년 시즌을 장담할 순 없다.
"기분이 좋진 않다. 기록 면에서 부족한게 맞다. 마무리캠프에서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결국 내가 증명해야할 일이다."
박승욱은 "볼 처리 과정에서 조금 더 집중했으면 하지 않았을 실수들이 많다"며 자책했다. 마무리캠프에서도 문규현 코치와 함께 훈련에 몰입했다. 특히 볼 핸들링 등 기본기에 초점을 맞췄다.
▲ 롯데 박승욱. / 스포츠조선DB
박승욱 개인으로서도 '기러기 아빠'로 보낸 한 해였다. 가족들은 수원에 그대로 두고 혼자 부산으로 내려와 지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마무리캠프를 앞두고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박승욱은 "아내에게 '나 이제 마무리캠프 갈 거야'라고 말할 수 있다는게 이렇게 행복한줄 몰랐다"는 속내도 털어놓았다.
"보고싶은 마음을 참으면서 야구만 했다. 하루 쉴때 잠깐 올라가서 보고 내려오곤 했다. 아내가 혼자서 아이를 보살피느라 고생이 많았다. 서로서로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도 방출됐을 때가 훨씬 힘들었으니까…덕분에 이렇게 잘 풀린 것 같다. 고맙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자료출처 :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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