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축구환상곡] 음바페 놓친 레알의 치욕, 혼돈의 여름 예고

--한준 축구

by econo0706 2022. 12. 10. 00:44

본문

2022. 05. 23.

 

2022년 유럽 축구 여름 이적 시장에 대혼돈에 빠졌다. 엘링 홀란이 맨체스터시티와 계약한 것에 이어 레알마드리드 이적이 점쳐졌던 킬리안 음바페가 3년 재계약을 맺으며 파리생제르맹에 잔류했다. 

홀란과 음바페 영입을 위해 최근 이적 시장에서 투자를 아껴온 레알은 닭 쫓던 개가 지붕을 쳐다보는 꼴이 됐다. 음바페가 입단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면 레알 역시 홀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다.

음바페 영입에 실패한 레알은 여름 이적 시장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 최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을 리모델링한 레알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부터 꾸준히 재정을 긴축해 음바페에게 계약금 2억 유로(약 2,682억 원) 및 천문학적 연봉을 제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제 이 자금을 다른 선수를 영입하는 데 써야 한다.

▲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 / 파리생제르맹 트위터 캡처

 

레알은 2021-2022시즌 스페인 라리가 우승을 이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도 올라 있다. 통산 14번째 유럽 챔피언 등극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크다. 하지만 다음 시즌을 위한 플랜이 흔들리며 결승전을 앞두고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 선수들조차 음바페 합류를 기대하고 있었기에 실망감이 돌고 있다는 후문도 들린다.

미래를 위한 기반이 없지는 않다. 브라질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지난해부터 한 차원 높은 선수로 도약했고, 올해 들어 호드리구 고에스까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레알은 늘 세계 최고의 선수를 보유한 구단이었고, 상업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스타를 보유해왔다. 

루이스 피구, 지네딘 지단, 호나우두, 데이비드 베컴을 차례로 영입한 갈락티코 1기 시절부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카, 카림 벤제마와 사비 알론소를 동시 영입한 갈락티코 2기 시절까지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선수들로 팀을 리빌딩했다. 

▲ 다르윈 누녜스(벤피카). / 게티이미지코리아

 

3기 갈락티코 구축은 쉽지 않아 보인다. 2018년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떠난 뒤 영입한 에덴 아자르가 실패하고 벤제마가 늦깎이 전성기를 맞으며 2021-2022시즌 레알을 이끌었다. 하지만 벤제마는 올해 만 34세로 다음 시즌 이후의 활약은 기대하기 쉽지 않다. 레알은 음바페를 향후 10년을 이끌 선수로 여겼으나 이제 새로운 아이콘 후보가 사라진 상황이다.

아자르의 재기에 기대를 거는 것도 도박에 가깝다. 아자르 조차도 30대에 접어들어 미래의 기수로 보기 어렵다. 루카 모드리치의 후계자로 에두아르도 카마빙가가 꼽히지만 카마빙가 역시 최전선에서 골을 쓸어 담을 슈퍼스타는 아니다. 

음바페 영입 실패로 자금 여력이 커진 레알은 올여름 카세미루의 후계자로 꼽히는 프랑스 미드필더 오렐리엥 추아메니 영입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내실을 다지기 위한 영입에 나서는 것이다. 

▲ 해리 케인(토트넘홋스퍼). / 게티이미지코리아

 

공격수로 영입 가능한 매물은 최근 바이에른뮌헨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다. FC바르셀로나와 강하게 연결되고 있으나 바이에른과 이적료 협상이 난항이다. 바르셀로나는 재정 여력이 크지 않다. 레반도프스키가 대폭 연봉 삭감을 받아들여도 바이에른이 레반도프스키의 대체 선수를 영입할 자금에 준하는 조건을 제시할 수 없다.

레반도프스키는 보루시아도르트문트 시절부터 레알과 연결됐다. 개인적으로도 바르셀로나보다 레알 이적을 꿈으로 삼았다. 하지만 레반도프스키는 여러 면에서 벤제마와 겹치는 유형의 공격수다. 투톱으로 공존이 가능하지만 레반도프스키 역시 만 33세로 미래를 위한 선수는 아니다. 

최근 1억 유로(약 1,340억 원) 가격표가 붙은 벤피카의 우루과이 대표 공격수 다르윈 누네스 영입전에 힘을 보탤 수 있다.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인해 누네스를 원하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비롯한 복수 클럽이 난색을 표해왔다. 젊은 공격수가 시급한 레알은 측면과 전방을 오가고 높이와 결정력을 갖춘 누네스를 차기 9번으로 세울 수 있다. 하지만 누네스가 1억 유로에 준하는 실력을 가진 선수인지는 아직 평가가 분분하다. 

▲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마드리드). / 게티이미지코리아

 

레알은 2018-2019시즌에 토트넘홋스퍼가 UCL 준우승을 차지했을 때 해리 케인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케인은 토트넘과 계약이 2024년 여름까지이며, 아직 연장 계약 제안을 수락하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확정됐고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의 관계도 있어 차기 시즌 토트넘에 남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내년 여름이라면 레알이 케인을 향해 움직일 수 있다. 

케인이 거듭 토트넘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계악 만료 1년이 남은 시점에 상대적으로 인하된 가격으로 협상이 가능하다. 케인이 내년에 만 30세가 된다는 점에서도 토트넘이 이전 요구 수준보다 낮은 가격을 수락할 수 있다. 

레알이 벤제마 이후 공격을 이끌, 득점을 책임질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음바페 영입 실패는 레알에 치욕의 역사가 될 것이다. 수모를 만회하기 위한 레알의 움직임은 향후 유럽 축구 이적 시장에 새로운 파문을 야기할 수 있다. 

 

한준 기자

 

풋볼리스트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