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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환상곡] '가비의 신기록' 스페인은 새로운 차비와 이니에스타를 얻었다

--한준 축구

by econo0706 2022. 12. 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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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6. 09.

 

스페인 대표팀이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빠르게 세대 교체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유로2008 우승 이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 유로2012 우승으로 이어진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의 주역인 바르셀로나 미드필더 차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영광을 이어 받을 새로운 '3미들'이 떠오르고 있다.

 

▲ 파블로 가비(바르셀로나). / 바르셀로나 트위터 캡처


스페인 대표팀은 6월 개막한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포르투갈과 1-1로 비긴 뒤 체코와 2-2로 비겨 첫승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 두 경기에서 미드필더 파블로 가비의 활약이 대단했다. 포르투갈과 경기에서도 2선과 전방을 오가며 날카로운 플레이를 펼쳤고, 체코전에는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유럽은 6월 네 차례 네이션스리그 경기를 11월 개막할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대비 평가전으로 삼고 있다. 스페인 대표팀 역시 포르투갈전, 체코전에 선발 명단 8명이 선수를 바꿨다. 두 경기 모두 선발 출전한 선수는 윙어 파블로 사라비아와 미드필더 가비, 골키퍼 우나이 시몬뿐이다. 이 중에서도 가비의 전술적 영향력이 크다.

▲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감독.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비는 포르투갈전에 81분을 소화하며 94%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며 2차례 키패스를 연결했다. 드리블 돌파 성공 100%, 지상 경합 9회 중 4회 승리, 공중볼 경합도 1차례 시도에서 승리하는 등 전반적으로 우수한 경기를 했다. 압박 상황에서도 두 차례 가로 채기 성공, 한 차례 태클 성공 등으로 준수했다.

오른발잡이지만 양발을 두루 잘 쓰고, 탈압박, 돌파, 슈팅, 패스, 크로스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한 기량을 갖춘 가비는 체코전에 득점해 스페인 대표팀 역사상 최연소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체코전 득점 당시 나이가 만 17세 10개월로, 2020년 9월 6일 우크라이나와 네이션스리그 경기에서 안수 파티가 만 17세 10개월 6일의 나이로 넣은 종전 기록을 깼다.

체코전은 벌써 가비의 8번째 국가 대표 경기였다. 가비는 2021년 10월 6일 이탈리아와 네이션스리그 준결승전에 출전해 2-1 승리에 기여할 때 만 17세 2개월 1일의 나이로 스페인 대표팀 최연소 데뷔 기록도 갈아치웠다. 2021-2022시즌 이전만해도 프로 경력이 거의 없었던 가비는 바르셀로나 1군 팀의 주전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함과 동시에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가비는 8차례 국가 대표 출전 경기 중 7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로테이션 자원이 아니라 핵심 자원이다. 가비에 앞서 2020-2021시즌 바르셀로나에서 '10대 돌풍'을 일으키며 유로2020과 2020 도쿄 올림픽에 나선 스페인 대표팀의 에이스로 급부상한 페드리에 이어 가비의 활약은 스페인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 로드리(맨체스터시티). / 게티이미지코리아

 

페드리가 지난 시즌 국가 대표 일정 병행 속에 혹사 논란을 겪어 자주 부상으로 이탈하자 가비가 기회를 잡았다. 페드리가 볼 배급과 플레이메이킹에 집중하는 '차비 스타일'이라면 가비는 탈압박과 돌파, 직접 득점 상황에 더 관여하는 '이니에스타 스타일'이다. 물론 페드리 역시 돌파와 슈팅, 득점력을 갖춰 등장 당시 이니에스타와 더 비교됐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며 체력 부담이 커진 뒤 조율사에 가깝게 스타일을 바꿨다.

측면 공격수 포지션도 가능한 속도를 갖춘 가비가 더 역동적으로 뛰고 있다. 바르셀로나에는 우스만 뎀벨레,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페란 토레스 등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으나 스페인 대표팀에서 가비는 더 주도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주목 받고 있다. 가비의 빠른 성장으로 스페인은 페드리와 가비를 주전 메짤라로 두는 4-3-3 포메이션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설 전망이다.

둘을 뒤에서 지원하는 미드필더는 바르셀로나의 주장 세르히오 부스케츠다. 부스케츠는 페드리, 가비와 바르셀로나에서도 함께 뛰기 때문에 스페인 대표팀의 중원 조직력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최고 수준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 페드리(스페인 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페인 대표팀은 최근 활기를 보이고 있다. 부스케츠가 황혼기에 이른 가운데 맨체스터시티 미드필더 로드리가 최근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발전된 모습으로 주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발렌시아의 에이스로 우뚝 선 카를로스 솔레르도 활동력과 체력, 킥력을 바탕으로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숙제였던 라이트백 포지션에는 레알마드리드의 2021-2022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루는 과정에 건재를 과시한 다니 카르바할이 다시 기회를 잡고 있다.

스페인의 유일한 숙제는 공격 라인의 파괴력이다. 알바로 모라타와 라울데토마스가 선발되고 있다. 결정력의 꾸준함이 아쉽지만 다니 올모, 페란 토레스, 사라비아 등 득점력을 갖춘 측면과 2선 공격수가 즐비하다.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마르코스 알론소 등 베테랑 수비수들, 유로2020에서 좋은 호흡을 보인 파우 토레스, 에메릭 라포르트 등 수비 라인도 탄탄한 스페인은 유로2020 4강에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4강 이상의 성적을 꿈꾸고 있다. 전성시대가 끝났다는 우려가 따르지만 10대 후반의 어린 나이에 천재성을 보이고 있는 가비와 페드리를 중심으로 또 한번의 황금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기대가 모이고 있다.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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