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에 옥중에는 다섯 가지 고통(五苦)이 있다 했다.
목에 칼, 손발에 고랑을 차고 있어야 하는 가계고, 옥리나 고참죄수로부터 금품을 강요받는 토색고, 질병과 물 것에 시달리는 질통고, 춥고 더운 데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동뇌고, 언제 출옥하는지 기약 없이 갇혀 있어야 하는 체류고가 오고다. 행형의 발전은 바로 이 오고에서 죄수들을 해방시키는 과정이랄 수 있다.
영국 할머니 탐험가 이사벨라 비숍 여사가 한국에 들러 감옥을 시찰했을 때 이미 죄수들이 칼이나 고랑에서 해방돼 있었음을 미루어 갑오개혁 때 가계고는 사라졌지만 춥고 더운 고통은 감옥의 역사와 더불어 유구하다.
숙종 33년 우의정 이이명이 임금에게 아뢰길 여름에 옥중이 습해 병든 자가 많으니 흙바닥에 판자를 깔아 습기를 막도록 하게 하옵소서 한 것으로 미루어, 그 이전의 감옥은 바닥에 아무것도 깔지 않은 흙바닥이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겨울에 추우면 자리를 깔고 짚단의 차입을 허락했다는 기록이 잦은 것으로도 미루어 알 수 있게 한다.
개화기까지 남아있던 지금의 광화문 네거리 전옥서 감옥에 관한 기록을 보면 높다란 둥근 담 안에 남옥 여옥이 동·서로 나누어져 있고 칸 방 사이는 빈지목으로 질러져 있었으며 여름에는 마루방에서, 겨울에는 온돌방에서 지내도록 돼 있었다. 또한 개화기 때 개량 감옥으로 알려졌던 수원의 경기감옥도 온돌 감방이 있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개화기에 들어 겨울을 위해 감옥의 일부를 온돌방으로 들였음을 알 수 있다.
1920년대의 감옥에 대해 대동단 사건으로 옥살이를 했던 정순필이 말한 여자 감방은 남자 감방과 달리 다다미를 깔았으며 이불은 네 사람 앞에 하나씩 주는데 얼굴을 덮으면 무릎이 나오고 발을 덮으면 젖가슴이 나오는 그런 짧은 이불이었다.
인권의 사각지대로 지목돼 온 경찰서 유치장ㅡ그 판마루 바닥을 온돌방으로 개조하고 에어컨으로 공기조절을 하여 사시사철 적정 온도를 유지케 하는 감방개선안을 마련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교도소까지 연장 개선됐으면 하는 온돌 감방이 아닐 수 연장 개선됐으면 하는 온돌 감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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