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紀念이냐 實行이냐? - 『조선일보』1926.11.12

社說로 보는 근대사

by econo0706 2007. 2. 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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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매체 -가갸날과 한글問題

 

1.


조선문(朝鮮文)을 창작 발전한 날을 가갸날이라하니 호기심을 만족코자 함은 아니다. 『가갸』라는 그것은 이미 민중화하여 남음이 없는 전 조선적의 명칭이 된 까닭이다. 조선문을 한글이라하니 그는 반드시 색은행괴적(索隱行怪的)의 일도 아니요 또 과대망상적 색채를 띤 것도 아니다. 一을 曰 『한』이요 大를 曰 『한』이요 盛함을 또한 曰 『한』이니 후자의 혐(嫌)이 있을는지 모르겠지마는『한』의 명사가 조선에 있어서 『桓』의 자(字)로는 신의 명칭이 되었고 『韓』으로는 민족의 명칭 국가의 명칭이 되었으니 조선의 문자를 『한글』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할 것이다. 가갸날에서 출발한 한글의 보급 운동은 실행을 요하는 바이요 기념에 그칠바 아니다. 근자 가갸날의 기념이 그다지 성대하였다 할 수 없지마는 오인(吾人)은 이제 의식적인 기념으로부터 문맹타파로의 보급에 맹진하기를 촉(促)한다.


2.


조선인이 한글을 소유한 것은 그 구조의 정치한 것 보다도 그로인한 이해의 용이한 것과 보급력의 신속한 것으로써 존귀한 보배가 되는 것이다. 그의 창작을 기념하고 글됨을 예찬함도 가하겠지마는 민중적 의의는 그를 보급시킴으로 인한 문맹타파와 따라서 민중의 문화향상을 실현함에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극히 평이하니 부연(敷演)함을 요치 않는다. 다만 전 조선의 인사들은 하루바쁘게 그 실행을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농촌으로 농민에게로의 소리가 날노 높아가는 오늘날이니 오인(吾人)이 다시 그 의의를 말할 필요도 없고, 문맹타파를 부르짖는자 많으니 오늘로써 새로운 제창도 아니다. 남은 문제는 오직 모든 선구자 선각자들이 어떻게 그 일을 시작하겠느냐일 뿐이다.


3.


조선글 한글의 보급은 물론 조선심의 환기도 동무할 것이요 조선심의 환기는 즉 민족의식의 각성을 동무할 것이다. 그럼 오인(吾人)은 이로써 반드시 민족의식의 고취(鼓吹)이나 혹은 기타의 정치적 의미를 붙이는 것은 차라리 급하지 아니한 일이라 한다. 이를 기회로서 다른 어떠한 운동의 기회를 삼으려고 하는 것도 불가하다 한다. 민족의식의 고취이나 혹은 기타의 해방운동이 그의 자체의 의의로는 매우 필요하겠지마는 오인(吾人)은 대중의 문화향상의 제 1보인 문맹타파의 사업을 위하여서는 차라리 그러한 특수한 목적은 별문제로 부치는 것이 가하다 한다. 조선인은 먼저 문화향상에 편리하도록 계목(啓沐)하고 그의 추향(趨向)을 그 임의(任意)에 맡김이 가할 것이다.


4.


한글의 교수(敎授)는 비교적 용이한 일이다. 과학적으로 그를 이해하고 또 교수할 수 있는 이는 그다지 흔하다고도 못하겠지마는 첫째 교원될 사람을 얻기가 쉽다. 둘째는 누구든지 또 단소(短少)한 시일로써 그를 배워 알수 있다. 동춘농한(冬春農閑)의 틈으로 매일 수(數) 시간이나 혹은 일주 수 삼시간(三時間)의 교수만 받더라도 충분히 배워갈 수 있고 셋째 처소의 관계로 보더라도 십수인(十數人)으로 십수인식(十數人式) 일촌락(一村落)의 널찍한 사랑(舍廊)만 이용하여도 될 것이요 혹은 움집을 뭇고 등불만 준비하면 칠판 한 개로써 시작할 수 있다. 비록 빈궁한 사녀(士女)일지라도 근소한 금전으로 지필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요 이로써 전 시간을 제공할 요(要)가 없으니 무보수로 명예로서 그 생활에 영향됨이 없이 사회봉공(社會奉公)의 본의를 다할 수 있는 것이다. 남은 문제는 교과용 서류(書類)와 및 교제가 극히 중요한 관계이지마는 이는 임시로 대용할 수 있는 것이요 이 사업을 위하여는 따로이 고려 및 획책(劃策)함을 요할 바이다. 오인은 각지(各地)의 선구자, 선각자 제씨가 생각하는 그때부터 기념하던 그날부터 곧 실행에 착수하기를 촉(促)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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