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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야방성대곡 - 『황성신문』1905.11.20

社說로 보는 근대사

by econo0706 2007. 2. 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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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매체 지난번 이등박문이 한국에 왔을 적에 어리석은 우리 백성들은 서로 말하기를 이등은 평소 세 개의 솔밭을 서로 의지해 안정하듯이 동양 삼국의 안녕을 스스로 걸머지고 주선하던 사람이니 이번에 온 것이 우리나라의 독립 기반을 굳게 다질 계책을 권하기 위함일 것이다하여 인천항에서 서울까지 관민상하가 더할 수 없이 환영하였다.


그러나 천하에는 헤아리기 어려운 일도 많도다. 천만 뜻밖에 오조약이 무슨 연유로 제출되었는가. 이 조약은 우리 한국만이 아니라 동양 삼국이 분열하는 조짐을 빚어냄이니 이등박문의 당초 뜻은 어디에 있었던가. 그러나 우리 대황제폐하의 강경하신 뜻으로 거절해 마지않으셨으니 이 조약이 성립되지 못할 것은 이등박문 스스로가 알아 파기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 저 개돼지만도 못한 소위 우리 정부의 대신이란 자들이 사사로운 영화를 바라 머뭇거리고 으름짱에 겁먹어 떨면서 매국의 역적됨을 달갑게 여겨서 사천년 강토와 오백년 종묘사직을 남의 나라에게 바치고 이천만 동포를 남의 노예로 만드니 저 개돼지만도 못한 외부대신 박제순(朴齊純)과 각부대신은 깊이 나무랄 것도 없지만 명색이 참정대신이란 자는 정부의 수상으로 단지 否字로 책임만 때우고서 명예를 구하는 밑천으로 삼을 계획이었던가. 김청음(金淸陰)처럼 항서를 찢고 통곡하지도 못하고 정동계(鄭桐溪)처럼 칼로 배를 가르지도 못하고서 뻔뻔스럽게 살아남아 세상에 다시 섰으니 무슨 낯으로 강경하실 황상폐하를 다시 뵈올 것이며 무슨 낯으로 이천만 동포를 다시 대할 것인가.


아 원통하고 분하도다. 남의 노예된 우리 이천만 동포여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 단군 기자 이래 사천년을 이어온 국민정신이 하루 밤 사이에 갑자기 멸망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도다 동포여 동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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