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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앤드루 王子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2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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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우리 조상들의 영국에 대한 최초의 견문은 철선(鐵船)에 관한 것이었다.

 

선조 때 학자 이수광의 문집인 <지봉유설(芝峰類說)>에 보면 선조(宣祖) 연간에 흥양만 지경에 몇층 다락집으로 된 높고 큰배가 나타나 아(我) 수군(水軍)이 도전을 했으나 까닥없고 유유히 사라져갔는데 후에 왜국사신을 통해 알아본즉 영결리국 배라 했다는 것이다.

 
서쪽끝 바다 밖에 있는 이 나라 사람들은 배를 집을 삼고 사는데 배 안팎을 철판으로 둘러싸고 선미(船尾)에 바람일으키는 기계를 상설(常設)하여 달리는데 폭풍이나 파도에 까닥않고 싸움에 임해서는 대포로 대항하니 어떤 나라 배들도 당해낼 수 없다 했다.
 
이 소문으로만 듣던 영국 철선이 동래 용당포 앞바다에 나타난 것은 정조 21년(1797) 9월이었다. 당시 경상관찰사 이형원의 보고를 간추리면 이렇다. 배에는 50명이 타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전립 같은 백전립을 썼고 우리나라 홀태바지 같은 것을 입고 있었다. 코가 높았으며 눈이 파랬다. 한청왜몽(漢淸倭蒙)의 글자를 모두 몰랐으며 붓을 주어 글을 쓰게 했더니 모양새가 구름이나 산과 같은 그림을 그려 알 수가 없었다. 배 길이는 18파로 삼나무 판자 위에 동철조각을 깔아 물방울이 스며들지 못하게 했다. 말은 하나도 못 알아 들었는데 오로지 '낭가사기'란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으니 일본 나가사키에서 표류해왔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대마도(對馬島)를 가리키며 입으로 바람을 뿜는 걸 보니 순풍(順風)을 기다린다는 듯했다 하고 원하는 대로 순풍을 기다려 떠나보냈던 것이다.
 
200여년 전 바로 이 영국함선 프로비던스호가 표착했던 용당포 신선도에 한·영 최초 교류 기념비가 세워지고 어제 내한했던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의 둘째 앤드루 왕자가 제막을 한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시동생이요, 최근 시어머니인 엘리자베스 여왕을 노파라 막말하고 영국의 왕실 무용론을 공론화한 셋째 에드워드 왕자비 소피의 시아주버니다.
 
그는 또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베풀어질 영연방국가(英聯邦國家)들의 한국전 참전 5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할 것이다. 그리고 영국군 800명이 옥쇄(玉碎)한 '속칭 한사람이 막는데 만사람이 못뚫는다'는 휴전선 인근 설마령의 격전지에도 헌화(獻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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