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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숙청 대상자에서 경제관료는 제외하라! 上

엽기 朝鮮王朝實錄

by econo0706 2007. 9. 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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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권이 들어 설 때마다 대통령 되시는 분들은,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서 각료의 교체는 되도록 자제 하려고 합니다.”
 
라면서 개각을 자제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하곤 하였다. 물론, 이건 전부 ‘거짓말’이다. 역대 정권의 장관 평균 재임 기간은 13.32개월, 미국의 35개월, 유럽 16개국의 평균인 54개월에 비교하면, 비교하기가 민망할 수준이다. 문제는 이 13.32개월 중에서 평균을 잡아먹은 것이 군사정부 시절이 아니라, 문민정부라 불리는 김영삼 정부 때부터였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세간에 떠돌던 농담 중에서,
 
“000아 대충 장관 해묵었으면 빨랑 일어나기라, 네 다음에 장관 자리 앉을 애들이 2열 종대로 광화문에서 과천까지 쭉 서있다 안카나?”
 
라는 모 대통령의 말이 퍼졌을까? 김영삼 정부부터 시작된 장관 재임 기간의 축소는 김대중 정권을 거쳐 노무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계속해 짧아지고 있는 추세. 노무현 대통령도 집권 초기에 분명 ‘되도록 개각을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으나, 조금 지나니 ‘아이디어가 고갈되었다’라면서 개각의 당위성을 설파하였다. 이 정도에서 멈췄으면 좋았겠으나, 경제부총리 하던 사람을 교육부총리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할 정도였으니, 대한민국의 경제와 교육…가장 문제가 많다는 이 두 분야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서설이 길었는데, 이렇게 대한민국의 장관임기에 대해 말을 많이 한 이유…당연히 조선시대의 장관인 판서임기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는 것이다. 특히 요즘 세간에 관심이 많은 경제장관, 바로 호조판서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는 것이다.
 
“폐모살제(廢母殺弟 : 인목대비를 폐하고, 그녀의 아들인 영창대군을 죽인 것)로 강상의 윤리를 더럽히고, 재조지은(再造之恩 :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원병을 보낸 명나라의 은혜)의 은혜를 베푼 명나라를 저버린 천하의 공적(公敵) 광해를 용상에서 끌어내라!”
 
1623년, 말 많고 탈 많던 인조반정이 드디어 터져버렸다.
 
“야이 잡것들아! 힘없는 게 살아남으려면 살살 눈치보면서 줄타기하는게 당연한 거잖아 이자식들아! 그게 어떻게 쿠데타 명분이 되냐?”
 
“일단 주둥아리 셔터 마우스 해버리고, 잘 들어. 아직 상황 판단이 안 되나 본데, 지금 우리가 쿠데타에 성공했거든? 명분은 그 다음이거든. 넌 인마,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례도 못들어봤냐? 쿠데타는 인마 성공하는 걸로 The end, 사요나라, 시마이야 인마…. 이눔자식, 왕까지 해먹은 놈이 개념이 안잡혀 있어? 어이, 저기 공기 좋고 물 맑은데로 가서 개념이나 좀 탑재하시죠 광해군 나으리~.”
 
“분하다, 그놈의 호랑이만 아니었으면….”
 
광해군이 그렇게 끌려 나간 뒤, 정국은 그야말로 피바람이 몰아치게 되었으니, 광해군 집권 당시 여당이었던 소북파의 숙청이 단행되었던 것이다. 야당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오로지 집권에만 집착하였던 소북파는 광해군 퇴출 뒤 말그대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후 조선이 망할 때까지 정치일선에 명함도 못내밀었으니 말다하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이 소북파 중에서 유일한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전(前)호조판서 김신국이 바로 그였던 것이다.
 
“에또 그래설라무네, 소북파 그 찌질한 쉐이들은 다 정리했지?”
 
“뭐, 거의 다 죽이거나 귀양보내거나 했슴다. 걱정 마십쇼.”
 
“음, 그래야지…. 이것들 말야. 지들이 정권 잡았다고, 막무가내 식으로 밀어붙이고 말야…이것들, 아예 광화문쪽으론 발도 못붙이게 만들어야 해!”
 
“전하, 그런데 말입니다…한명이 좀 아리까리한데 말입니다.”
 
“뭐가 아리까리해? 아리까리하면 아주까리 기름을 짜던가 하면 될거 아냐.”
 
“그게…후추(後● : 김신국의 호) 대감 말입니다.”
 
“후추? 누가 요리하냐?”
 
“…전(前) 호조판서 김신국 말입니다.”
 
“김신국이가 왜?”
 
“애가 좀 똘똘해야죠.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이끈 건 기본이고, 이 인간이 또 돈에 밝아서요. 폐주(廢主 : 광해군)도 이 녀석을 호조판서에 앉혀 가지고는 경제정책을 계속 진행시켰잖습니까?”
 
“야야, 그래도 그놈자식이 소북파의 영수였었잖아? 대북파랑 쌈 붙었을 때도 선봉에 서서 싸우다가 짤릴 정도였는데,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그렇지 한때 여당 총재 하는 놈을 다시 끌어와 쓰자고? 이게 무슨 대연정이냐? 그리고 소북파 애들 다 쓸어버린 마당에 그놈 다시 기용하는 거도 좀 그렇다. 쿠데타 일으킨지 며칠이나 됐다고…사람들이 우릴 뭘로 보겠냐? 인재풀이 그 정도도 안 되냐고 한소리 하지….”
 
“아니 그래도, 그만한 인재가 없는데…거기다가 경제정책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전(前) 호조판서 김신국의 처리를 놓고 고민하게 되는 인조반정, 아니 인조쿠데타의 혁명동지들! 과연 전(前) 호조판서 김신국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초특급 대하 울트라 정치사극 ‘숙청 대상자에서 경제 관료는 제외하라!’는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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