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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중] 기나긴 재활, 이제 슈팅과 픽업게임도 합니다!

--이현중 농구

by econo0706 2022. 9. 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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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9. 22

 

안녕하세요. 농구선수 이현중입니다. 한 달 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정말 오랜만에 추석 명절을 가족과 보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많은 분이 걱정하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재활도 순조롭게 이뤄지는 것 같아요. 그동안 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아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이렇게 근황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번에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 현재 재활에 매진 중인 이현중 선수 / 출처=이현중 본인

 

가슴 벅찼던 픽업 게임

저는 늘 그렇듯 월 화 수 목 금 매일 오전마다 재활을 하고 있습니다. 몸 상태는 계속 좋아지는 것 같아요. 아직 100%는 아니지만, 뼈는 다 붙은 상태고요. 애초 핀 뽑는 수술을 10월 1일로 생각했는데, 미국에서 퍼켈 박사님이 한 달 정도 하는 것이 안전할 거 같다고 해서 11월 초에 제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빌 더피 에이전트 님과는 그 뒤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거 같아요.

사실 부상 초기만 해도 저는 더 빨리 회복되어서 지금쯤 경기를 뛸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타임라인이 있더라고요. 재활은 기다림의 연속이었어요. 시간이 걸리는 게 당연한 거라 생각하고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는데 주력하고 있죠. 지금은 불편함 없이 일상을 소화하고, 슈팅을 던질 수 있는 것에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저는 픽업 게임을 뛰었어요! 부상 이후 처음 갖는 경기였죠. 제 재활을 도와주시는 강성우 박사님, (최)준용이 형, (양)준석이 등과 함께 했죠. 물론, 신발 끈도 살살 묶고 수비도 안 한 채 슛만 던지다 끝난 경기였지만, 굉장히 느낌이 좋았어요. 조심스럽게 뛰었는데 슛이 잘 들어가서 괜히 흥분되더라고요. 가라앉히느라 힘들었습니다. 그만큼 감격스러웠거든요. 사실 픽업게임 이후 통증이 조금은 있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통증도 없었어요.

여태껏 겁을 먹고 무서워했던 것도 있는데, 박사님께서 ‘이 동작은 해도 괜찮다’라고 독려해주시고, 또 아파하면 멈춰 주시는 등 잘 조절해주다 보니 과감한 동작도 어느 정도 하게 된 것 같아요. 물론, 아직은 점프를 하면 안 되지만 말이죠.

▲ 이현중 선수의 실제 재활하는 모습 / 출처=이현중 에이전시 A to G

 

이 글을 통해 박찬성 형께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코트 훈련이 필요하면 주말이든 평일이든 언제든 리바운드 잡아주고 슈팅 훈련을 도와주세요. 평소는 1시간 정도 하는데, 정말 잘 조절해 주세요. 무리할 거 같으면 멈춰 주시고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혹은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도록 돌봐주시죠.

이렇게 주변 분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재활은 결코 순조롭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제 근황이나 몸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도 많다고 알고 있어요. 처음에 재활 시작할 무렵에만 인터뷰를 하고 그 뒤로는 거의 하지 않았으니까요.

인터뷰를 할 때면 그때 기억이 다시 떠올라 답답하고 힘든 면이 있었어요. 어떻게, 왜 다쳤는지 설명해야 하고, 또 그로 인해 드래프트 준비를 완주하지 못한 것, 낙방한 것까지 아픈 기억을 재차 꺼내야 해서 힘든 면이 있었어요.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여겼고요. 그래서 상의 끝에 인터뷰를 줄이게 된 거 같습니다.

언젠가 준비가 잘 되고 계획이 생기면 더 좋은 이야기도 전해드릴 날이 다시 오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한 방송

한국에서 추석 명절을 보낸 게 4년 만이었어요. 감회가 새로웠죠. 마지막으로 가족과 추석을 보냈을 때 저는 고등학교 2학년이었으니까요. 예전에는 다 같이 모여 제사를 지냈어요. 할머니 댁에 모여서 시끌벅적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 사이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어른들도 많이 돌아가시면서 조촐해지고, 쓸쓸해진 느낌이 들었죠. 그래도 가족과 함께 해서 정말 좋았어요,

부모님과는 가급적 주말에는 꼭 함께 하려고 해요. 예전에 살던 수지 쪽에 교회가 있어서 부모님과 교회도 같이 가고, 점심도 먹으려고 하죠. 얼마 전에는 어머니와 여의도 KBS에서 방송도 함께 찍었어요. 그전에도 어머니와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스튜디오에서 메이크업까지 받은 건 처음이어서 색다르고 재밌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아닌, 어머니가 주인공인 프로그램이어서 느낌이 남달랐죠. 어머니의 플레이를 풀 경기로 본 기억이 그리 많지 않은데, 스튜디오에서 경기를 함께 보니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수비도 그렇고, 코트 위 영향력이 엄청난 선수라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습니다. 그래서 더 감사했고요.

어머니께서 방송 출연에 대해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제 배려를 해주신다고 조심스럽게 제안하셨는데, 오히려 제가 어머니께 힘이 될 수 있어 좋았죠. 방송 끝나고 같이 걷는데 “말 정말 잘 한다”라고 칭찬해 주셨죠.

 

▲ 어머니 성정아 님과 함께 방송 출연까지. / 출처=이현중 본인

 

여담이지만, 메이크업은 지우는 게 정말 스트레스더군요. 세수를 해도 잘 안 지워지더라고요. 메이크업 시간도 꽤 걸렸는데, 나중에 저는 여자친구가 생기거나 결혼을 하면 오래 기다려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화장이 이렇게 힘든 거구나’라는 걸 알게 됐거든요.

 

한국에 있는 동안 어머니, 아버지뿐 아니라 제가 아끼는 모든 분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습니다. 준용이형, (이)준희, 준석이, 강성우 박사님, 김효범 선생님 등… 같은 시간 보내면서 웃고, 그러는 것이 정말 즐겁습니다!

 

가슴 웅장해진 국가대표 경기

요즘에는 농구도 다시 챙겨 보고 있어요. 한동안 안 봤는데, 제 삶에서 농구를 빼니까 없더라고요. NBA경기도 보고, 대학 플레이오프, 프로팀 연습경기도 보러 갔죠. 프로 드래프트도 보러 갈 예정이고, 프로 리그도 개막하면 준용이 형이나 아끼는 분들 응원하러 가려고요.

8월에는 청주에서 여 자국가대표팀 경기도 봤어요. 라트비아와의 평가전이었는데, 제가 뛰는 것도 아닌데도 웅장해지더라고요. 나라를 대표하는 일이잖아요. 팬들이 환호해 주는 앞에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뛴다면 정말 뛸 맛이 날 거 같아요. 책임감도 가질 수 있을 거고요. 대표팀 경기는 농구뿐 아니라 사람으로 더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죠. 다만 좀 죄송하고 고마웠던 게,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서 저를 알아봐 주셔서 주변에 민폐가 아니었나 싶었어요. 그래서 경기 끝나고는 구석에서 조용히 기다렸죠.

길을 가거나 농구와 관련된 곳에 있다 보면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조금 있어요. 그런데 살이 좀 쪄서 그런지 제 앞에서 고개를 갸우뚱하시면서 “아닌 거 같은데…?”하다가 “혹시 이현중 선수 맞으세요?”라고 물어봐 주신 분도 있고요. 또 준용이 형, 준석이랑 걸어가는데 한 남성분이 “최준용 선수 팬입니다!”하고 다가오셨다가 저를 보더니 “엇! 김현중 선수! 팬입니다!”라고 하시기도 했죠. 그래서 “저는 이현중입니다”라고 답했던 기억도 있네요.

조금 민망한 게 살이 찌다 보니 사진을 찍을 때 몸에 더 힘을 주고 있어요. 지금 102kg 정도인데 일부러 식단을 조절하기보다는 운동할 때와 똑같이 먹고 있어요. 그래도 느낌이 무겁지 않고 좋아서 본격적으로 농구를 하면서 달리기 시작하면 금방 살이 빠질 거 같아요.

 

드래프트! 모두가 잘 되길!

곧 있으면 KBL도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하잖아요. 제 나이, 제 학년 친구들이 나오는 만큼 관심 있게 보고 있어요. 박민채(경희대), 문가온(중앙대), 세문세찬(한양대) 등 저와 친한 친구들이 있는데 다들 잘 되면 좋겠어요. 결과는 운명에 맡겨야겠지만, 부상 없이 원하는 대로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트라이아웃까지 후회 없이, 자신감 있게 100%, 120% 다 쏟아부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 좋은 농구선수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가 최고가 되면 좋겠어요!

양준석 선수도 기대해요. 같은 팀에서 픽업 게임을 했었는데, 워낙 똑똑한 친구다 보니 잘 할 거 같아요. 중거리슛, 3점슛, 패스 등 운동능력이 없어도 영리하게 할 수 있는 선수죠. 실력도 좋지만 정말 또래에 비해 성숙한 친구라 잘 될 거라 믿습니다.

저는 올해 12월쯤까지는 국내에 있을 거 같아요. 핀 뽑고 1~2개월 정도 몸을 만들고 도전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지금 무작정 미국에 건너가는 것보다는 100%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계속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환절기인데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저뿐 아니라 드래프트에 나서는 모든 친구들에게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현중 선수 재활 현장 스케치(사진 출처=이현중 에이전트 A to G)

 

​이현중 / 미 데이빗슨대 농구선수

 

자료출처 : 네이버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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