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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술] 후반기 KBL, 해설위원 입장에서 주목하는 관전포인트

--김태술 농구

by econo0706 2023. 2. 1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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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1. 27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벌써 2023년도 한 달이 다 지나고 있다. 내 나이 앞자리도 4로 바뀐 지 30일이 다 되어간다는 의미다. 뭐 달라진 것은 없지만, 이제는 뭐랄까… 진짜 아저씨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래도 마음만은 20대이니까 괜찮다. 하하(나 뉴진스 좋아함!)

2022-2023시즌 프로 농구는 전반기가 마무리되고, 올스타전도 많은 팬분들의 응원 속에 끝났다. 중간에 점수 차이가 많이 났기 때문에 다소 싱겁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선수들이 경기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정말 많은 것을 준비한 것 같아 팬분들에게는 즐거운 시간이 되셨으리라 생각한다.

DB와 LG의 경기를 시작으로 시즌 후반기가 재개되었다. LG가 끝까지 집중력을 가지고 승리를 따냈는데, 후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에도 재미있게 볼 부분들이 있다.

 

김주성 감독대행이 이끄는 DB, 외국선수를 모두 교체한 삼성의 반등 여부도 궁금하고, 개막 첫날부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KGC가 이 흐름을 끝까지 가지고 갈 수 있을지도 흥미롭다.

먼저 KGC의 1위 질주가 끝까지 계속될지 궁금해하실 것 같다. 1월 26일 현재 LG에 3경기 앞서 있다. 20경기 정도 남은 상황에서 2위와 큰 차이는 아니다. LG의 흐름이 워낙 좋고, 현대모비스나 SK도 호시탐탐 1위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위를 달리고 있으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선수들은 크게 신경을 쓸 시기는 아니다. 지금 1위를 하고 있지만, 정규리그 우승의 안정권 안에 들어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점이다. 오히려 5라운드 막바지가 되면 어느 정도 1위와 2위의 격차가 중요한 시점이 오기 때문에 더 예민해 질 수도 있다.

2011-2012시즌 당시 동부와의 경기 차이가 많이 났기 때문에 우리는 2위를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2위까지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6라운드 시작쯤에는 우리를 쫓고 있는 3위팀의 경기에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경기를 이기면 가장 쉽게 풀리는 일이지만, 사실 다른 팀들도 지기를 기대했던 면도 있다.

시즌 종료 기준으로 KT와 KCC가 3,4위였는데 그들의 경기 결과에 따라 기뻐하기도 하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다행히 우리는 3~4위 그룹에 넉넉히 앞서면서 2위를 확보했는데, 4강 직행이 결정된 순간 다 같이 환호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지금 KGC 선수들은 크게 순위에 연연하지 않을 것 같다.

워낙 우승 경험도 많고 농구를 잘 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정 변화가 많을 것 같지는 않다. 단지 좋은 흐름이 깨지거나, 부상자가 나오지 않을지 걱정이 될 것 같기는 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큰 이슈가 있지 않다면 지금의 흐름을 KGC가 잘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

 

하위권에서 반등을 노리는 삼성의 경기도 기대가 된다.

외국선수를 모두 교체하고 후반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11연패에 빠지는 등 아직도 새해 첫 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외국선수교체로 또 다른 색깔을 기대했지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은희석 감독이 비시즌 동안 준비해온 것들이 부상, 외국선수 부진 등으로 인해 어려워지고 있는데, 굉장히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다. 선수들도 플레이가 뜻대로 되지 않아 많이 힘들 것이다.

현재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코트 위에서 열정 있는 모습을 기대한다.

 

김주성 감독대행이 이끄는 DB도 심상치 않다. 첫 연승을 만들어내며 6강 불씨를 살려가고 있다. 김주성 감독대행 입장에서는 비시즌부터 본인 색깔대로 팀을 만들며 준비해 온 것이 아니라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좋은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강상재 선수의 활약이 좋아지고 있고, 이선 알바노 선수 역시 눈에 띈다. 두경민 선수가 건강히 복귀 한다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으니 힘을 좀 더 내주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팀은 KT다. 외국선수 교체 이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승리를 챙기며 다시 한번 좋은 흐름을 타는가 싶었는데, 다시 연패에 빠지며 주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하는 이유는 외국선수들이 주는 안정감 때문이다. 특히 평균 18.3점을 기록 중인 재로드 존슨은 고비마다 득점을 뽑아낼 줄 아는 선수다. 여유 있게 득점을 올리는 능력도 인상적인데, 덕분에 국내선수들도 믿음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가끔 상대 더블팀 수비에 당황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KBL 리그는 수비 전술이 다양하기 때문에 처음 접해본 외국선수들은 종종 당황하곤 했다. 하지만 적응 기간이 지나면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더블팀 수비

앞서 말씀드린 더블팀 수비는 굉장히 다양하다. 원 카운트 혹은 투 카운트에서 들어가는 더블팀이 있고, 뒤에서 들어가는 더블팀도 있다 그 이외에 한 명을 지정해서 가는 수비도 있다. 그리고 더블팀 수비를 하는 두 명의 선수 이외에 볼이 나가는 방향에 따라서 나머지 선수의 움직임도 달라진다. 또 드리블을 시작할 때 더블팀이 들어갈지 아니면 공을 잡는 순간에 들어갈지도 팀마다 다르다. 또한 왼쪽 드리블이 약한 선수는 왼쪽을 열어주고 더블팀을 들어가기도 한다. 많은 외국선수들을 겪어 봤지만 이런 변화무쌍한 수비에 한번에 적응하는 선수는 못 본 것 같다. 수비를 하는 선수들도 정신 안 차리면 금방 구멍이 생기기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금방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수비는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구 센스의 영역이기도 하다. 미리 예측하고 공을 잡고 있는 선수의 시선을 잘 따라가면서 수비를 하면 많은 스틸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재미있는 수비이기도 하다.

특히 더블팀을 가게 되면, 가장 멀리 있는 공격자 두 명을 수비자 한 명이 막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수비자의 센스가 좋으면 스틸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더블팀 수비는 주로 신장이 좋고 1대1로 막기 어려운 빅맨들을 상대로 이루어진다.

우리 팀에 신장 좋은 선수가 없다면, 밑에서 상대를 괴롭히면 되는데 그 결과를 잘 보여준 경기가 있다. 2013년 필리핀에서 열린 FIBA 아시아 남자선수권대회 중국전이다.

 

당시 우리는 중국과 첫 경기를 치렀다. 중국과의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우리는 많은 수비 전술 준비를 했다. 연습경기를 통해 원 카운트, 투 카운트 등 여러 더블팀 수비를 연습했고, 중국전을 대비해서는 뒤(back)에서 들어가는 더블팀 수비를 준비했다. 이 수비는 상대 빅맨으로 하여금 베이스라인 쪽으로 공격하게끔 열어두고, 베이스라인을 타고 온 수비자가 더블팀을 가는 수비이다. 그러면 나머지 선수들은 시계 반대쪽 방향으로 돌면서 수비를 하는데 깜빡하면 바로 골밑에서 골을 주기 때문에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다.

경기가 시작되고 우리 수비에 당황한 중국 선수들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엎치락뒤치락 하던 끝에 승부는 수비와 집중력을 보인 우리가 63-59로 가져갔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16년 만에 중국을 꺾는 쾌거였다.

승리의 키워드 중 하나는 더블팀 수비였다. 우리보다 신장이 좋았던 중국을 상대로 엄청난 활동량을 가져갔다. 무엇보다 이젠렌 선수가 있는데도 덩크슛을 꽂았던 김선형 선수의 과감한 플레이는 농구팬들에게 큰 감동과 희열을 주지 않았나 싶다.

 

다시 프로농구로 돌아오자.

아직도 6강의 윤곽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1~2경기 승패에 따라 순위가 계속 바뀌고 있다. 전력도 상향 평준화되었기에 중계하는 입장에서도 무척 즐겁다. 이제 약 20경기 정도 남았는데, 다음 달에 이 글을 쓸 무렵에는 어느 팀이 어느 위치에 있을지 쉽게 예상이 되지 않는다.

팀들 간의 경쟁도 흥미롭지만, 캐롯의 전성현 선수가 보이는 퍼포먼스도 정말 기대된다. 최초로 한 시즌 3점슛 200개에 도전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137개를 성공 중이다. 이 기록 달성 여부도 지켜보자.

최근에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감기 걸리신 분들이 주변에 많다. 목도리 잘 하고 다니시고, 늘 건강 유의하셨으면 좋겠다. 프로농구도 계속해서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김태술 / 전 프로농구 선수, 현 어쩌다벤저스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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